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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지난 1일
만호제강(001080)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엠케이에셋이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 선임안을 제안하면서 만호제강을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 서막이 올랐다. 다만, 기존 대주주는 물론 엠케이에셋도 독자적으로 이사 선임안을 가결시킬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 소액주주 등과 함께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된다.
만호제강 부산본사 (사진=만호제강)
양쪽 모두 주총 가결 정족수 못 넘겨…소액주주·외국인기관 지지 필요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엠케이에셋은 지난 1일 추가 지분 취득을 통해 만호제강의 최대주주(지분율 19.87%)에 올랐다. 이어 기존 대주주인 김상환 대표가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임원 포함)해 19.32%를 가지고 있다. 이에 엠케이에셋은 오는 27일 예정된 만호제강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안을 제안한 상태다.
다만, 엠케이에셋이 오는 주총에서 단독으로 안건을 가결시키기는 어려운 상태다. 이사 선임은 일반 결의 안건으로 주총 출석 주주 의결권의 절반과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이상의 찬성을 가결 요건으로 하기 때문이다. 만호제강의 총 발행 주식은 415만주로 주총 가결을 위해서 4분의1인 103만7500주의 의결권이 필요한데 엠케이에셋이 보유한 만호제강 주식수는 82만4432주에 불과하다.
여기에 기존 대주주인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 우리사주조합(이하 김 대표 측)도 주총서 단독 가결이 어렵다. 김상환 대표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 80만1700주(지분율 19.32%)에 우리사주조합 20만8130주(지분율 5.02%)를 모두 합해도 100만9830주(지분율 24.34%)기 때문에 가결 정족수를 단독으로 채울 수 없다. 만호제강이 76만7076주(지분율 17.36%)의 자사주 펀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의결권은 없기 때문에 김 대표 측은 보유 지분으로 주총에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 측과 엠케이에셋 모두 가결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소액주주 및 외국인기관의 지원이 필요한 상태다. 만호제강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지난 3월 기준 25.73%(106만7872주)로 양쪽의 의사결정에 있어 결정적인 캐스팅 보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국인기관 지분율은 1~2%대로 알려져 있다.
엠케이에셋은 지난 1일부터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 의결권대리행사권유에 나서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모으고 있다. 기존 대주주 측도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모으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의결권대리행사권유에 나섰다. 이들은 소액주주들에게 유선연락 혹은 직접 방문하며 이들의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들이 어느쪽에 힘을 실어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소액주주들 사이에서의 분위기는 엠케이에셋 측이 우세한 것으로 파악된다.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엠케이에셋의 주장이 먹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엠케이에셋 역시 투자자일 뿐'이라며 회사 측을 믿고 지켜보자는 의견도 상당하다.
또한 외국인 투자기관의 표심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주총에서 기존 대주주 측을 지지하며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 측의 표대결이 예상된 가운데 외국인 기관의 지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엠케이에셋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어느 정도 확보했는지 공개하기 어렵지만 소액주주들의 지지가 많다"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주총서 이사회 선임안 3개 중 1개 선택…경영권 넘어갈지 관심
오는 27일 열리는 만호제강 주총에는 엠케이에셋과 기존 대주주가 제출한 이사 선임안과 이를 합친 안건이 모두 상정돼 있다. 이 중 어떤 안건이 가결지에 따라 향후 만호제강에 대한 경영권을 누가 확보하는지가 결판날 것으로 예상된다.
1안은 김 대표 등 기존 대주주가 제안한 안으로 기존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1인을 재선임하는 안이다. 이 안이 가결될 경우 만호제강의 이사회 구성원은 4명(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을 유지한다. 김 대표 등 기존 대주주 입장에서 가장 원하는 경우다.
2안은 엠케이에셋 측이 제안한 안으로 5명의 사외이사를 추가하는 안이다. 현행 이사회 4명에 엠케이에셋이 제안한 5명의 사외이사가 더해져 총 9명의 이사회가 구성된다. 이 안이 통과될 경우 이사회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엠케이에셋이 제안한 사외이사로 채워져 엠케이에셋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안이 가결될 경우 1안에 대한 개별 투표가 진행된다는 조건이 제시됐다. 그러나 2안이 통과돼 엠케이에셋의 의사가 관철된 가운데 기존 대주주가 제안한 1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3안은 기존 대주주가 제안한 내용과 엠케이에셋 측이 제안한 사내 및 사외이사를 모두 선임하는 안이다. 만약 3안이 가결될 경우 1안과 2안에서 제안된 이사 후보들을 개별적으로 투표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이 경우 3안은 남은 소액주주들과 외국인 기관의 의결권이 개별 이사 후보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 날 것으로 보인다.
만호제강 측은 오는 주총 안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IB토마토>의 질문에 담당자 부재를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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