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지난주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면서 해당 5개 종목에 대해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 차원이라며 거래정지를 단행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런 하한가로 인한 투자자들의 패닉셀과 반대매매 우려를 당장엔 막았단 평가를 내놓습니다.
하지만 향후 거래가 재개될 시점까지 신용을 사용한 투자자들이 증거금 담보비율을 맞추지 못할 경우 여전히 반대매매 우려가 높습니다. 특히 거래정지 기간이 늘어날수록 신용 비중에 따른 이자율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금융감독당국의 발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지난주 하한가 사태로 거래 중지 중인 5개 종목 신용매수 물량 중 담보부족 계좌를 가진 고객에게 '미수금 반대매매 예정'임을 통보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일단 지난 14일 하한가를 맞았지만 곧바로 거래정지가 되서 반대매매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담보부족으로 인한 추가 담보 요구 문자는 발송됐고, 얼마나 납부됐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수금 추가 납부로 반대매매가 해소된 물량 비중은 고객별로 상이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고객들의 추가 납부가 있었냐는 질문에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담보 부족에 대한 추가 납부로 해소된 물량은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단 반대매매 대상자에 문자는 통보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14일 오후부터 담보 부족으로 확인된 계좌들에 반대매매 문자 통보가 나간다"면서 "납부되지 않은 계좌에 대해선 매일 오전 문자 또는 전화로 통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하한가로 하루 이틀 뒤 반대매매가 나올수 있는 환경에서 즉시 거래정지를 한 조치는 적절했단 평가입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계속해서 거래가 이뤄졌을 때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양산될 우려가 있어 거래중지 자체는 충분한 조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개인들은 급작스런 거래정지에 불만을 제기합니다. 한 개인 투자자는 "6개월간 모은 1000만원이 거래정지로 묶였다"면서 "손절매로 본전이라도 건지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게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관련한 국민동의청원에도 개인투자자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한국거래소의 거래정지 권한을 손봐달라는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참여자들이 당장 반대매매는 피했지만 해당 5종목들이 주가조작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확정된 손실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더불어 거래정지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신용 규모에 따른 이자 부담도 늘어나게 됩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통 증권사 신용대출은 6~9% 연이자로 기간은 90일, 180일로 받는다"면서 "예를 들어 1억원을 대출 받을시 9%로 계산하면 한달 75만원 이자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한가 5종목 매도상위 증권사 중 KB·신한·미래·이베 선제 대응
방림(003610),
대한방직(001070) 등 해당 5개 종목 매도 상위 증권사들은 지난주 모두 신용거래를 중단했습니다. 이중 신용거래중단 및 등급변경 등 하한가 사태에 앞서 선제조치를 취한 곳은 4곳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4일 하한가 사태 5종목 매도상위 증권사 목록(사진=나무증권 캡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당 5종목 당일 주요 거래원 매도 상위 증권사(지난 14일 기준)는 총 8곳으로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한화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하나증권, NH투자증권입니다. 거래원 정보는 한국거래소가 제공하는 정보데이터로 증권사 창구별로 각 종목의 매수·매도 체결량을 확인할 수 있는 통계입니다.
최근 증권사 신용거래 증거금률 변경 현황.(자료=각 사, 취합=뉴스토마토)
이들 증권사 중 이번 사태 이전에 신용거래를 중단하거나 등급조정을 하는 등 선제 조치를 취한 증권사는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4곳 입니다. 해당 증권사들은 신용거래 중단을 선제적으로 차단한 공통적인 이유로 특별한 이슈 없이 꾸준히 상승하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량이 적은데 이상 거래 움직임이 포착되거나, 특별한 이슈가 없는데 계속 오르는 종목은 신용거래가 제한된다"면서 "SG증권발 사태 발생 직후 이런 기준을 충족하는 종목의 미수 거래를 제한했다"고 했습니다.
KB증권의 경우 지난해 12월19일에 벌써 대한방직, 동일산업 등 4개종목의 증거금률을 100%로 높여 신용거래를 중단했습니다. 만호제강도 지난 3일 중단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 4월28일부터 5개 종목 모두 신용거래를 중단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15일 만호제강을 제외한 4개종목에 대해 신용거래를 중단시키고 17일 만호제강까지 중단 조치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31일 동일금속, 동일산업, 방림, 만호제강 4개종목 신규 신용거래를 중단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5개 종목 모두 증거금률을 100%로 변경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앞서 지난달말 해당 4개 종목 증거금을 40%로 올리고 기존 대출 상환 연착륙을 유도하면서 신용종목군을 D로 변경해서 신규 신용을 막았었다"면서 "현재는 해당 5개 종목 모두 증거금률이 100%로 바뀐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하한가 사태가 터지고 난 뒤 늑장대응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하나증권, NH투자증권 등은 지난 14일 이후로 신용거래를 중단했습니다.
최근 증권사 신용거래 증거금률 변경 현황.(자료=각 사, 취합=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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