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키맨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이 변호사 선임 난항으로 또 지연됐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다음 기일까지 새 변호인을 선임한다는 입장이지만 재판부는 사선 변호인이 선임되더라도 국선 변호인과 함께 역할을 분담해 재판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이르면 9월 5일 열리는 재판에서 그간 오락가락 진술을 이어오던 이 전 부지사의 증언이 어느 쪽으로든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사기록만 5만쪽, 재판부 "사선·국선 역할 필요"…이화영 "다음주까지 선임"
법조계에 따르면 22일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 이화영 전 부지사의 44차 공판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변호인 선임 진행 상황에 대해 이 전 부지사는 "현재까지 선임된 사선변호인은 없고 노력 중"이라며 "다음 기일까지 가능한 빨리 선임될 수 있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사선 변호인이 선임되더라도 국선 변호인과 함께 역할을 분담해 재판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는 재판 진행이 여유롭지 않은데다 수사 및 공판기록 파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수사기록은 5만 여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날까지 44 차례의 재판을 이어온 만큼 공판기록을 파악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재판부는 "사선변호사를 선임해 재판에 임하겠다는 것은 존중해야 하지만 공동피고인이 있고 구속상태로 여유가 있지 않다"며 "사선변호사를 선임하다라도 내용이 방대하고 기존에 진행돼왔던 것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려 물리적으로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선 변호사가 선정된 상태고 사건내용을 감안해 상의해보고, 사선변호사와 역할분담을 통해 재판에 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진=뉴시스)
이화영 측 성균관대 동문에 번호요청, 검찰 재판지연 우려…주 2회 공판 요구
이화영 전 부지사는 다음주까지 사선 변호사를 선임한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습니다. 최근 이 전 부지사와 5~6차례 접견을 이어온 김광민 변호사는 "사건 기록이 방대한 만큼 기록을 복사하는 데에만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며 "재판 지연에 대해 재판부가 사법방해로 인식할까봐 이화영 전 부지사가 매우 초조한 상태로 사선 변호인 선임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변호인단 선임 문제는 갈등을 빚었던 이 전 부지사 배우자에게 일임한 상태로, 이 전 부지사의 부부가 성균관대 출신인만큼 동문으로 찾아보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 또한 재판지연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검찰 측은 "변호인 선정 문제 때문에 진행이 더뎌지며 재판 지연 우려가 굉장히 많이 있다"며 "구속기간 만기일이 촉박한 상황에서 국선변호인을 추가로 보강해 줬으면 하고, 사선 변호인 선임도 기약이 없는 만큼 주 2회의 공판 기일을 잡아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습니다.
이날 공판에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국정원 문건 제시 등 국가 안전보장때문에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
한편 검찰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30일 불러 조사하려 했으나 무산됐습니다. 이에 검찰은 9월 4일 출석해 조사 받으라고 통보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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