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토요타가 국내에서 하이브리드(HEV)를 앞세워
현대차(005380)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노재팬(일본산 불매운동)' 영향으로 판매량이 주춤했지만 현대차에 부족한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으며 반등에 나섰습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올해 국내에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 등 총 8종(토요타 6종, 렉서스 2종)의 전동화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도입합니다.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사진=한국토요타)
현재까지 토요타 3종, 렉서스 2종이 출시됐는데요. 토요타가 올해 국내에 첫 출시한 모델은 라브(RAV)4 PHEV입니다. 렉서스도 PH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X를 선보였습니다. PHEV는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에 내놓지 않는 파워트레인입니다.
또 토요타의 플래그십 세단 크라운은 현대차 그랜저와 경쟁하는 차종이지만 세단이 아닌 크로스오버 모델을 들여왔습니다. 크로스오버는 세단에 비해 적재공간이 넓어 실용적입니다. 현대차 국내 모델엔 아직 크로스오버가 없습니다.
최근 출시된 7인승 하이브리드 SUV 하이랜더는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경쟁하는 모델입니다. 팰리세이드는 아직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습니다. 하이랜더가 6660만원부터 시작해 팰리세이드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지만 연비가 ℓ당 13.8km(팰리세이드 9km)임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가격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다음달 출시가 예정된 알파드 하이브리드는 럭셔리 미니밴입니다. 국내 미니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아 카니발에 맞서 고급 미니밴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토요타는 기존 시에나 하이브리드와 함께 미니밴 시장의 하이브리드 시대를 열겠다는 방침입니다.
이처럼 토요타는 국내 시장을 장악한 현대차와 전면 경쟁을 하기 보다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통해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겠다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요.
실제 올해 판매량도 늘었습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토요타는 올해 상반기 3978대를 판매해 전년동기대비 38.9% 늘었습니다. 렉서스를 포함하면 총 1만928대로 81.9% 증가했습니다.
토요타 '하이랜더'.(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업계에선 전기차 시대가 열렸지만 내연기관차보다 비싸고 충전도 불편한 반면 하이브리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해주는 만큼 토요타가 전기차 전환 과도기에 점유율 늘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토요타는 앞으로 5세대 프리우스 및 첫 번째 순수 전기차 bZ4X 등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토요타의 틈새 전략에 현대차그룹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늘리고 있는데요. 우선 기아는 연내 출시를 앞둔 카니발 부분변경 모델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합니다. 또 현대차는 2025년 팰리세이드 완전변경 모델부터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다만 렉서스와 경쟁하는 제네시스는 가솔린 모델만 나오고 있습니다.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수소·배터리 전기차로 출시한다는 계획이죠.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들어 불매운동에 대한 의미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가장 연비가 뛰어난 하이브리드차를 꼽으라면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차일 정도로 앞으로 다양한 모델이 국내에서 판매된다면 인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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