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2차전지주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신상품을 연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특정 테마가 증시를 주도할 경우 관련 신상품이 고점에서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는데요. 2021년 증시를 강타했다 사그라든 메타버스 ETF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과 실적이 수반된 2차전지 ETF는 다를 것이란 반론이 맞서고 있습니다.
덕분에 2차전지 관련주를 편입한 ETF도 덩달아 강세입니다. 지난달 13일에 상장한 TIGER 2차전지소재Fn(462010)는 벌써 27.77% 올랐고, 그보다 먼저(4일) 상장한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461950)는 22.80% 올랐습니다. SOL 2차전지소부장Fn(455860)도 24.65% 상승했습니다.
이들 새내기 ETF들은 대부분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는 2차전지 대표주들을 편입한 덕분에 상장 이후 20~30%의 성적을 기록 중입니다.
최근 출시 2차전지 ETF 구성종목 현황.(표=뉴스토마토)
TIGER 2차전지소재Fn은 지난달말 현재 에코프로(19.67%), POSCO홀딩스(18.14%), 에코프로비엠(17.50%), 포스코퓨처엠(13.42%) 등을 주력으로 구성한 ETF입니다.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 역시 포스코퓨처엠(22.58%), 에코프로비엠(19.43%), 에코프로(18.35%) 등에 많은 비중을 싣고 있습니다. SOL 2차전지 소부장Fn도 편입비중 상위는 에코프로(14.17%), POSCO홀딩스(13.46%), 에코프로비엠(12.86%), 포스코퓨처엠(11.18%)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신상품 ETF 모두가 과열 지적이 나오는 2차전지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2차전지의 인기가 꺾일 경우 이제 막 출시된 ETF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2차전지주들이 크게 하락하다가 다시 반등했는데 데드캣바운스(급락 후 일시적 반등)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과도한 쏠림의 후폭풍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열됐단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굳이 투자경보가 뜬 종목을 지켜볼 필요는 없다"며 "2차전지 투자는 당분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운용사들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2차전지 ETF 출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인기테마에 자금이 많이 몰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작 해당 ETF가 출시되는 시점엔 주가가 이미 고점에 다다랐거나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ETF 출시까지 절차와 인허가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들은 항상 테마가 붙었을 때 신상품을 내놓는다"면서도 "상품을 준비하고 인가를 받는 데 시간이 필요해 ETF 상장이 한발 늦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메타버스 ETF 출시 후 1년간 하락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ETF를 예로 들어 테마성 ETF 신상품은 유행이 지나서 출시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실적이 나오는 2차전지 기업들과 메타버스 관련 실적이 거의 없는 기업들로 구성된 메타버스 ETF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란 지적도 있습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는 향후 실적이 받쳐줄 수 있는 섹터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2차전지도 소재, 장비 등 서브섹터 수요가 있어서 ETF들이 다양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메타버스와 2차전지의 차이는 캐시플로우(현금흐름)의 차이인데, 2차전지주들의 실적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지만 쉽게 사그라들 이슈는 아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2차전지 신상품 ETF 최근 수익률 및 메타버스 ETF 당시 수익률 현황.(표=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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