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대그룹 총수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뒤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추격하면서 그룹 신뢰도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총수의 평판 및 경영수완 등과 그룹 신뢰도의 상관성이 결코 작지 않음을 입증합니다. 정의선 회장은 개인 신뢰도가 그룹 신뢰도를 뛰어넘어 선전했습니다.
24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24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기업브랜드 신뢰지수’ 결과에 따르면 10대그룹 총수 중 이재용 회장은 47%를 기록했습니다. 삼성그룹 신뢰도 47.2%와 거의 일치합니다. 연령별로는 20대(56.6%)와 60세 이상(53.6%)에서 신뢰도가 높았습니다. IT기업의 젊은 브랜드 이미지와 전통의 재계 수장 인식이 겹쳐 보입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강원/제주에서 신뢰도가 51%를 넘겼습니다. 상대적으로 대전/충청/세종, 광주/전라에선 신뢰도가 30%대에 그쳐 재벌 보수 이미지와 지역 정치성향이 작용한 듯 보입니다.
LG그룹과 마찬가지로 구광모 회장(19.0%)도 여성(19.3%, 남성 18.6%)의 응답 비중이 조금 높았습니다. 또 40대(27.3%)와 50대(23.0%)가 높은 지지를 보냈습니다. 지역별로는 대전/충청/세종, 강원/제주에서 20%를 넘겼습니다.
3위 정의선 회장은 9.6%로 현대차그룹(6.7%)보다 높았습니다. 역사적으로 사법적 이슈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현대차그룹 이미지보다 젊은 경영자의 리더십이 좀 더 호감을 얻는 현상으로 이해됩니다. 그룹과 마찬가지로 광주/전라 지역(14.3%)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얻은 것도 눈에 띕니다.
4위 최태원 회장은 4.3%로 SK그룹(4.0%)과 거의 비슷합니다. 총수 개인적으로 이혼 재판을 치르는 등 부정적 이슈가 있으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재계 맏형 역할을 활발히 수행하고 사회적경제 이론을 선도하는 등 긍정적 이미지가 공존합니다.
HD현대그룹은 10위에 그쳤으나 동일인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1.9%로 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 이사장이 정치권에서 활약한 바 있고 현대중공업에서 HD현대로 이름을 바꾼 지 얼마 안 된 요인이 인지도 측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어 각 그룹 동일인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1.8%), 허창수 GS건설 회장(1.2%),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1.2%), 신동빈 롯데그룹(1.0%)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0.7%) 순으로 신뢰도가 나타났습니다. 설문 조사 기간을 전후해 GS건설의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사고가 불거졌습니다. 이로 인해 GS그룹 순위도 9위에 그쳤습니다. 반면 전국경제인회장직을 비교적 오랫동안 무난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 허창수 회장은 GS그룹 재계 순위(8위)와 비슷한 공동 7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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