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쪽 루간스크와 도네츠크 지역의 분리 독립 움직임과 러시아로의 편입 주장. 이 같은 움직임의 도화선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2022년 2월24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시발점이 됐습니다. 그리고 전쟁은 장기화됐지요.
개전 후 미국과 유럽연합이 특별법을 발효하고 앞장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작년과 올해 우크라이나에 대여하는 방위물자에 대한 임대 조건 면제를 바탕으로 하는 '우크라이나 민주주의 방위 대여-임대법(Ukraine Democracy Defense Lend-Lease Act, 무기대여법)'을 기준으로 전략물자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1992년 마스트리히트 조약에 의해 공동외교안보정책을 선언, 연합의 공동지원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 회원국의 공동성명 불이행에 따른 연합 차원의 강제 방법이 없습니다. 대공전차, 다연장 로켓 등을 지원하는 독일이나 전투기를 공급하는 폴란드 등 각 회원국의 기준법과 상황에 따라 각 국가별로 방위 물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산 가스와 석유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의 몇몇 국가도 다방면으로 자원을 확보하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전략물자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양상입니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가 전쟁을 통해 더욱 심화되었는데요. 그간 국제거래를 유지하던 러시아 은행권, 회사를 넘어 경영자, 정치인 등 개인 또한 제재대상이 됐습니다.
이번 추가 제재는 SSI(산업분야별 제재대상자)보다는 SDN(특별지정 대상자)를 통해 지정했습니다. 러시아의 직접적인 경제악화나 전략방산 물자의 확보를 방해할 목적이 아닌, 특정개인과 법인의 향후 행보에 따른 전쟁 악화 방지와 러시아의 특정 국가들과의 연계를 방해할 목적의 거시적 관점에서 대상이 정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는 구 소련 독립국가 중 러시아에 우호적인 국가들인 인도, 중국, 북한 등과 연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들과 상호 군사협력을 확대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국가 등을 견제하며 상황을 유지하고 있지요. 러시아는 전승절에 구 소련독립국가(CIS) 정상들을 초대해 구 소련연합의 영향력을 과시하며 키르기즈스탄에 주둔하는 러시아 군사시설의 확대 강화와 우호국들 간의 에너지 협력도 확대했습니다.
전쟁 당사국과 양측의 동맹국 지원으로 작년과 올해 드론 공격과 우크라이나 전시지역의 소규모 전투가 이어지며 양측의 피해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모스크바, 세인트피터스버그 등 러시아 주요 도시에도 드론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소행이라고 주장하지만 우크라이나는 국제사회에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물론 러시아 도시들의 폭탄테러가 우크라이나의 복수인지 아니면 러시아의 전쟁 명분을 만들기 위한 자작극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명백한 사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러시아 도시에 대한 후발적 공격에 대해서는 국제기구 차원의 진상조사를 통해 밝히면 될 일입니다.
옛말에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고양이가 궁지에 몰았다고 생각했던 게 쥐가 아니었고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면, 이 속담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더 많이 던져줄 겁니다.
유준하 법무법인(유한) 바른 외국변호사(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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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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