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아우디와 폭스바겐 보급형 전기차가 출고지연으로 올해 판매를 못하다시피 하면서 전기차 대중화에 나서겠다는 이들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아우디 Q4 e-트론은 올해 1~5월 16대(Q4 스포트백 e-트론 포함)판매하는데 그쳤습니다. 3월과 지난달에는 판매량이 전무합니다.
아우디 Q4 e-트론(사진=아우디)
지난해 9월 출시된 Q4 e-트론은 가격이 5970만원부터 시작해 프리미엄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 모델로 꼽혔는데요. 10월 수입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출시 직후 4개월 동안 1987대가 팔리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사전계약 당시 Q4 e-트론과 Q4 스포트백 e-트론의 사전 계약 대수는 7000대 수준이었던 만큼 5000명 이상의 소비자들이 현재 차를 인도 받지 못한 상황인데요.
지난해 들어온 초도 물량 2000대가 모두 완판됐지만 올해 새 물량을 들여오지 못하면서 출고지연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아우디코리아는 오는 8월 2023년식 Q4 e-트론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현재 환경부의 인증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관건은 전기차 보조금인데요. Q4 e-트론은 지난해 출시 당시 환경부의 겨울철 주행가능거리 측정 기준에 못 미쳐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2023년식 Q4 e-트론 가격이 6170만원(기본 트림)으로 200만원가량 오른 만큼 보조금 혜택 여부가 소비자들 선택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물량 부족으로 딜러사를 통해 대기하는 고객들이 있다"며 "2023년식 Q4 e-트론이 출시되면 먼저 인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폭스바겐 ID.4.(사진=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ID.4 역시 올해 1대 팔리는데 그쳤습니다. 올해 사실상 판매가 중단됐는데요. 지난해 9월 출시된 ID.4는 5000만원대 가격에 국고보조금이 651만원에 달해 국산 전기차에 밀리지 않는 가격경쟁력을 보여줬습니다. 출시 2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되며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에 등극하는 등 지난해 1276대가 팔리며 선전했는데요. 올해는 차량 소프트웨어 문제, 안전 삼각대 기능 결함 등으로 두 차례나 출고가 중단됐습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날부터 2023년식 ID.4 판매에 들어가며 출고를 재개했습니다. 가격은 5690만원부터 시작해 국고보조금 580만원을 받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판매량 반등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브랜드 전동화를 이끌 모델들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수입차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옅어지고 있습니다.
아우디는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함께 독일 3사 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3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볼보에 3위를 뺏겼고 지난달에는 6위로 내려 앉았습니다.
폭스바겐의 경우 올해 벤츠, BMW, 아우디는 물론 볼보와 포르쉐, 렉서스, 토요타 등에도 밀리며 수입차 시장 점유율 9위로 밀려났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두 브랜드 모두 국내에서 할인율이 높은 차량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를 통해 디젤게이트 사건 이후 시장 분위기를 반전 시켰지만 전기차 공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수입차 점유율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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