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부 능선 넘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4곳 남았다

영국 “원칙적 수용”주요 당국 미국·EU·중국·일본 남아EU·일본 본심사 들어가지도 않아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이 7부 능선을 넘었다.

 

영국 규제기관인 시장경쟁청(CMA)이 양사의 합병을 사실상 승인하면서 대한항공이 앞으로 승인을 받아야 할 국가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네 곳만 남게 됐다. 이들 모두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본격적인 인수 절차가 시작된다.

 

28일(현지시간) CMA는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조치 방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사실상 승인했다. 

 

CMA는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조치 방안을 받아들여 시정안에 대한 시장의 의견 청취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대한항공의 시정조치 방안 제출은 지난 15일 CMA가 양사의 합병으로 인해 런던과 서울을 오가는 승객들에게 더 높은 항공권 가격과 더 낮은 서비스 품질 초래 우려가 있다며 판단, 대한항공에게 이를 해소할 방안을 내놓으라는 것에 따른 것이다. 

 

영국이 사실상 승인을 해주면서 남은 주요 당국의 승인 여부에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미국은 당초 이달 중순에 합병 승인 여부에 대한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점쳐졌지만, 승인을 한 차례 유예, 현재까지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양사의 합병으로 인한 노선 독과점 우려 등 시장경쟁성 제한을 미국이 더 들여다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영국이 이미 이러한 부분을 두 차례 걸쳐 살펴본 뒤에 ‘원칙적 수용’을 내준 점을 미뤄볼 때, 미국도 사실상 승인을 내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도 일부 있다. 

 

하지만 미국의 승인을 받아내더라도 대한항공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EU와 일본이 본심사에 들어가지 않았고, 중국도 대한항공이 지난해 1월 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보충자료를 제출했지만 여전히 심사를 진행 중이다. 미국, EU, 중국, 일본 중에서 하나의 국가라도 불승인하면 합병은 되지 않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남은 기간 동안 영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조속히 종결될 수 있도록 성실히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포공항 활주로 및 계류장에 주기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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