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세계적인 엔데믹 전환 기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 결합 등 올해 항공사에게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항공사들이 미래 시장 재편에 어떻게 대비하는지, 항공업의 온전한 회복까지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봤다.(편집자주)
국내 항공사들이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지는 감염병) 전환에 따른 여행 수요 회복에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이 같은 수요가 여객 노선 실적에 반영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간의 희비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4일 가장 먼저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한
대한항공(003490)은 1분기 매출 2조8052억원, 영업이익 7884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3%, 영업이익은 무려 533.4%나 상승했다. 해운 화물대란 여파로 항공화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화물노선 매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화물 매출은 2조1486억원을 달성했다.
아시아나항공도 항공화물 수요가 급증으로 호실적이 전망되고 있다. 이베스트증권은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400억원, 600억원으로 추정했다.
(왼쪽부터) 제주항공의 B737-800, 티웨이항공 A330-300, 진에어의 B737-800 항공기. (사진=각 사)
그러나 전체 매출 비중에서 여객 노선이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LCC는 FSC와 상황이 다르다.
메리츠증권은 제주항공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212.3% 증가한 1306억원, 영업손실은 592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673억원의 영업손실과 비교해 적자 폭이 소폭 줄었으나 올해 1분기도 손실을 이어갈 전망이다.
같은 기간 진에어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843억원, 489억원으로 추정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8%, 영업손실은 지난 분기(418억원) 이어 적자지속이 예상됐다.
이처럼 FSC와 LCC의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주요 매출처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 LCC는 여객 노선에서의 매출 비중이 높고 그 가운데서도 국제선 여객 매출이 상당하다. 그런데 억눌린 여행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운항 횟수나 PCR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 등의 규제가 여행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부는 이달부터 국제선 정기편 운항을 주 520회로 지난 달 보다 100회 증편했다. 다음 달에는 주 620회로 늘리고, 올 연말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50%로 회복한 주 2420회로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선 올 연말 주 2420회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주 4714회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쳐 큰 폭의 증편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LCC 관계자 “LCC는 전체 매출 절반 이상이 국제선에서 나오는데 지금 국제선에 운항횟수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아주 미미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 상승이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점과 여전히 유효한 PCR(유전자증폭) 음성확인서 제출 시행도 LCC 입장에겐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인이 해외여행 뒤 입국할 때뿐 아니라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올 때도 PCR 음성확인서 제출이 필요하다”며 “PCR 서류 구비를 위한 시간과 비용이 부담돼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했다.
이어 그는 “PCR 등 여러 규제들이 해소된다면 (영업흑자 전환 시기가) 조금 더 빨라 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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