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국내에 한정된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7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추구하는 '비욘드 코리아' 비전에 발맞춰 글로벌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세 가지 방안을 3분기 내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엔데믹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일시 중단됐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7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우선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만 가능했던 로밍 서비스를 전세계 120개국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T 앱만 있으면 세계 각국에서 해당 국가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대로 해외 이용자들이 한국 방문 시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영문 버전의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들은 현지 사업자와의 직접 연동 방식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해외 모빌리티 기업과의 협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카카오모빌리티는 해외 시장 직접 진출을 위한 현지 기업 투자와 글로벌 포스트 구축에도 나설 예정이다. 활동 범위를 차량 호출에 국한하지 않고 카카오의 기술력이 필요한 다방면으로의 확장을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류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맵을 만드는 것부터 도로 네트워크, 라우팅 엔진 제공, 차량 매칭 시스템까지 모빌리티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풀스택 공급자"라며 "단순히 택시 매칭 수준의 해외 진출이 아닌 현지에서 수요가 있고 산업 기회가 기대되는 다양한 영역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현재 열린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고 다양한 파트와 만나고 있다"며 "택시 사업자는 물론 기존 사업과 전혀 상관없는 모빌리티 영역으로도 확대해 시장 기회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5년간 500억 상생기금 조성…"선순환 구조 형성"
해외에서의 사업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플랫폼 내 이해관계자들과의 상생에 보다 주력한다. 카카오 공동체 차원에서 약속했던 5년간 3000억원의 상생기금 조성 중 카카오모빌리티는 500억원의 기금 조성을 분담해 모빌리티 플랫폼 종사자들을 위해 사용한다.
세부적으로 △플랫폼 내 공급자들의 수익 증진 추진(370억원) △플랫폼 공급자 처우 개선(80억원) △중소 사업자들의 비용 부담 완화(50억원)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카카오 및 카카오임팩트 재단과 500억원의 기금을 추가로 조성, △이동약자의 이동권 개선 △긴급 생활비·자녀 학자금 지원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모빌리티 종사자들의 생활 안전망 강화에 힘쓴다.
류 대표는 "500억원이라는 규모가 외부에서 보기에는 사회적 입지 대비 부족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면서도 "카카오모빌리티는 분사 5년 만인 지난해에야 겨우 100억원 수준의 흑자를 기록해 500억은 재무적으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이해를 구했다. 이어 그는 "아직까지는 (택시·대리운전 사업 등) 동반성장위원회나 국회 교통위원회 등과의 논의가 남아있어 상생기금 활용방안을 세부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하며 "현금성 지원에서 끝나지 않도록 플랫폼 공급자들의 근로 환경이 개선되고 산업 발전이 이뤄지는 등 실질적 효익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월 출범한 상생자문위원회와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의 조언에 따라 주요 파트너·이해관계자와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상생 균형 발전을 위한 소통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투명성 확보에 대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약속은 최근 공개한 배차 시스템에 대한 이슈로도 이어졌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카카오T 택시는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과 'ETA(도착예정시간) 스코어' 기반의 하이브리드 배차 방식으로 운영된다. 먼저 AI 배차 시스템을 통해 빠르게 도착 가능하면서도 콜을 수락할 확률도 높은 기사에게 콜 카드를 발송하고, 매칭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한해 ETA 스코어를 기준으로 배차를 진행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같은 배차 시스템을 통해 평균 배차 대기 시간이 14.1초에서 8.6초로 시스템 도입 이전 대비 39% 단축, 승객과 기사 모두의 편익 확대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류 대표는 "수락률을 배차 시스템에 반영한 것이 가맹택시에 유리한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최우선은 이용자의 만족도 극대화"라고 강조했다. 승객의 요청을 거절할지 수락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단순히 콜을 요청할 경우 승객의 대기 시간이 늘어나고 이는 결국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져 플랫폼 이용률 및 기사 운행의 동반 감소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호출을 골라잡는 기사와 열심히 하는 기사의 차이를 두지 않는 것이 오히려 역차별일 수 있다"며 "시스템 상으로는 가맹택시와 일반택시 모두 열심히 하는 분들이 우선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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