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동네 병의원의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수요가 쏠리는 반면 치료 중심의 의료체계가 구축되지 않자 대학·종합병원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쓴소리가 몰아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검사 및 치료 수가 조정, 원스톱 체제 구축 등이 거론된다.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이었던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는 지난 25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확진되면 일반관리군으로 전환된다.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통해 확진되면 이전처럼 집중관리군으로 배정된다.
집중관리군에 속하는 코로나19 재택치료자는 집중관리 의료기관에서 하루 2회 전화로 건강 모니터링을 받는다. 일반관리군은 전화 모니터링 없이 스스로 건강 상태를 살피는 이른바 '셀프 치료' 대상자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는 기존 일반관리군과 달리 검사받은 병원에서 전화 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다.
당국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이후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치료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빨리 처방도 받고 치료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해서 오늘(25일)부터 의료기관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을 확인한) 환자들은 바로 일반관리군으로 전환을 인정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2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택치료를 늘리기보다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의 대면진료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행으로 중증화율은 낮아졌지만 고령층이나 면역저하자의 경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시각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신속항원)검사하는 병원과 재택관리를 하는 병원이 달라 검사하는 곳에서 처방을 빠르게 하기 위해 (고위험군을) 일반관리군으로 바꿨다고 하는데 검사와 재택관리하는 병원 자체가 다르다"라며 "검사하는 병원은 공간이 비교적 크지만 재택치료자에게 처방하는 병원은 규모가 작아 같이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천은미 교수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는 신속항원검사를 할 수 없어 기존 내원 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수 없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수가를 다르게 적용해 검사보다 치료에 중점을 맞춰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은 신속항원검사도, 대면진료도 못하게 만들어 놨기 때문에 기존 내원 환자들이 코로나19에 걸려 다른 병원으로 가더라도 제대로 치료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라며 "신속항원검사 수가를 독감 수준으로 낮추고 치료를 하는 쪽에 수가를 높여야 하는데 거꾸로 돼 있다"라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규모가 큰 병원에 검사부터 진료, 처방까지 통합해 이뤄지는 원스톱 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기석 교수는 "메르스 때는 감염이 의심되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바깥에서 진료했는데 지금도 워낙 감염이 세니까 같은 방식을 적용해도 될 것"이라며 "감염 의심 환자들이 오면 컨테이너에 음압 시설을 마련한 뒤 진료하고 약을 처방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잘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하면 비 코로나19 환자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중요한 것은 검사부터 진료, 약 처방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는 원스톱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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