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지수
’, 동성애자 거주 비율이다
. 어느 지역에 동성애자가 얼마나 많이 거주하느냐를 나타내는 지표다
. 포용성 지표를 나타낼 때 쓰는 기준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 즉 사회적 소수자 가운데 가장 차별 받는 동성애자가 아무 문제 없이 살 수 있는 지역이라면 다른 유형의 소수자도 얼마든지 받아들여 함께 살아갈 수 있단 뜻이다
. 미국에선 샌프란시스코의
‘게이 지수
’가 가장 높다
.
샌프란시스코는 전 세계 IT산업 중심 실리콘밸리가 있다. 최첨단 기술 집약 기업이 모두 몰려 있다. 애플 구글 인텔이 대표적이다. 결국 동성애자가 많이 사는 곳에 첨단 기업이 많다는 건 동성애자가 유독 똑똑하단 뜻일까. 물론 동성애자 중 특출 난 인재도 있다. 애플 CEO 팀 쿡도 동성애자다. 하지만 동성애자라서 똑똑하단 등식은 없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포용성 지표’다.
가장 차별 받는 집단인 성 소수자를 구성원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커뮤니티라면 어떤 정보와 어떤 의견, 어떤 인격과 어떤 생각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단 뜻이다. 일종의 창조적 혁신이 실현 가능한 판이 깔려 있단 얘기다. 전 세계 IT 산업 중심축으로 샌프란시스코가 발전한 최소한의 이유다.
‘게이 지수’를 전면에 등장시킨 이유. 오는 5월 출범하게 될 윤석열 정부를 향한 ‘간절한 호소’ 때문이다. 성적 소수자, 이주민, 장애인, 노동자, 절대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도 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는 ‘포용력 있는 정부’를 부탁하고 싶어서다.
국민 다수를 위한 활성의 공약과 정책 입법은 당연히 중요하다. 보편적 복지는 선진국의 기본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사회적 약자라 불리는 소수 집단에 대한 사회 전체의 포용력이다. 그들을 위한 맞춤형 복지의 제도화. 우리 사회도 다양성과 포용성 측면에서 시각을 넓히는 관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결국 사회 전체 발전으로 성장하는 디딤돌이 되기 때문이다.
자식의 장애를 감추기 위해 1년 간 학교 입학을 유예한 엄마가 결국 입학식 날 자식을 죽인 사건을 기억해야 한다. 자식을 죽인 어미에게 마이크를 들이밀며 “죽은 아들에게 미안하지 않느냐”고 묻는 장면이 전국에 방송되는 대신 어떻게 하면 장애인 학생도 입학을 미루지 않고 당당하게 공교육 주체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 나가는 뉴스가 방송되는 사회 이길 바란다. ‘공정과 상식’을 내건 윤석열 정부의 5년은 그럴 수 있는 사회 이길 소망한다.
발달장애인 아들을 키우는 난 아들의 발달장애를 알게 된 이후부터 이 사회가 소수자에게 얼마나 차갑고 냉정한지 체득 중이다. 얼마나 벽이 높은지 알아가고 있다. 소수자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체득 중이다.
윤석렬 정부가 공언한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 그 세상에선 힘 있고 권력 가진 일부만이 아닌 가장 극한 차별에 놓인 동성애자도, 내 아들과 같은 발달장애인도 당당한 이 사회 일원으로 잘 살아갈 수 있길 바랄 뿐이다.
가수 안치환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노래 불렀습니다. ‘국민 엄마’ 배우 김혜자는 자신의 저서 제목처럼 ‘아름다운 사람,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했습니다. 우리 모두, 당신의 정부 안에서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겠습니까. 정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우린 모두 두렵고 불안할 뿐입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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