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무허가 살균소독제' 판매 업체 적발
유통전문판매업 신고 없이 2억3천만원치 부당 이득
타사 업체 식약처·환경부 신고번호 도용하기도
기준 규격 미달에도 식품 사용 가능한 것처럼 속여
2022-03-17 11:15:00 2022-03-17 11:15: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방역용품인 살균소독제의 수요가 급증한 틈을 타 불법제품을 제조·판매한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살균소독제를 유통전문판매업 신고 없이 타 유명업체의 식약처 및 환경부 신고번호 등을 도용·제조하고 판매까지 한 업자 6명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A판매업체는 B제조업체에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살균소독제 제조를 의뢰한 뒤, 유통전문판매업 신고 없이 유사제품보다 2배 비싼 가격으로 35개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약 2억3000만원 상당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액 증대를 위해서 상품 검색 시 여러 판매업체가 나오도록 가족을 동원한 회사를 추가로 설립해 판매하기도 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식품첨가물 제조업자에게 의뢰해 제조·가공한 식품첨가물을 자신의 상표로 유통·판매하는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관할관청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A업체에게 살균소독제 제품을 제조해 납품한 B제조업체는 제품 라벨에 동종업계에서 유명한 C업체의 식약처·환경부 신고번호 등을 도용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신고번호 등을 도용당한 사실을 안 C업체가 A업체에게 여러 차례 항의했으나, A업체와 B업체는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이를 바로잡지 않았고 서울시의 압수수색 당일까지도 불법 살균소독제를 계속해서 판매 하다가 덜미를 잡힌 것으로 밝혀졌다.
 
식품첨가물 제조가공업자는 식품첨가물로 분류된 살균소독제 제조가공 시 식약처장 등 관할관청에 해당 제품의 품목제조 보고 후 제조해야 하나, B업체는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않고 허위라벨을 부착해 제품을 제조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관할관청에 행정처분을 의뢰할 예정이다.

A업체는 해당 제품을 마치 채소 등 식품에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허위 과대광고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3차례에 걸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식품용살균제 기준규격 검사 의뢰 결과, 전부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식품첨가물 살균소독제가 정상적으로 신고된 제품인지 확인하려면 식약처 품목보고번호는 식품안전나라, 환경부 생활화학제품신고번호는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적합 제품 등 식품 관련 범죄행위를 발견하고 결정적 증거와 함께 신고·제보할 경우 서울시 공익제보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대 2억원까지 포상금이 지급된다. 스마트폰앱, 서울시홈페이지, 전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고·제보할 수 있다.
 
강옥현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살균소독제를 비롯한 각종 보호 용품에 대해 무허가, 불법 제조·판매하는 업체를 면밀히 추적·수사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무허가 살균소독제를 제조·판매한 일당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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