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박원순 전 시장 때 추진한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을 두고 “참혹·참담하다”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18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시정질문에서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 이성배 시의원이 “태양광을 100년을 돌려도 설치비 회수가 어렵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이 같이 답했다.
오 시장은 “2050 탄소중립을 위해 전 세계 인류가 공통의 숭고한 목표로 설정한 신재생에너지 활용 태양광 사업은 꼭 필요하다”며 “그런데 10년 동안 서울시의 태양광 사업을 회고해보면 뜻과 이상은 심히 창대했으나 결과는 참혹, 참담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태양광은 필요하나 서울시는 일일 3.2시간의 기초 일조량이 선행돼야 한다"며 "그 뒤에 시행돼도 늦지 않다"고 공감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태양광 사업을 완전히 접는 게 아니고 베란다형 사업도 포기하는 게 아니다”라며 “단 기간에 높은 목표를 세우고 무리하게 행정력과 예산을 동원했다. 82%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유례없는 과도하고 무리스러운 지원책은 거두려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의원은 “무리보단 현실에 맞고 피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잘 하리라 본다”고 답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재혁 시의원은 오 시장이 태양광 사업을 ‘일몰(일정 기한이 지나면 법령이나 규제의 효령이 자동적으로 소멸되는 것)’한 이유에 대해 추궁했다.
송 의원은 “박 전 시장 시절 8년 동안 추진했던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을 ‘사기’라며 자극적으로 표현했다”며 “이 사업이 일몰로 갈 만한 사유가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태양광 설치 업체들은 설치 후 사후 관리를 해야하는데, 몇 년치 보조금을 미리 받고 폐업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더 가관으로 폐업 후 지방에 가서 또 똑 같은 일을 하는 현상을 보고 사기라고 표현했던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보조금 사업으로 진행되는 태양광 사업은 2022년 일몰이 되는 것으로 제가 취임하기 이전부터 미리 계획됐다고 알고 있다”며 “감사에 들어가기 전에 평가 결과를 보고 받고 그 자리에서 ‘이 정도면 사기니 형사고발을 하는게 옳지 않냐’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송 의원은 태양광 사업과 상관 없는 스마트밴드 보급 사업을 비판했다.
송 의원은 “8년 동안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에 쓰인 300억원은 어마어마한 예산 낭비라고 생각해서 일몰하냐”며 “2000억원이 소요되는 스마트밴드는 보급 대상도 명확하지 않고 회수 등 사후처리도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오 시장은 “스마트밴드와 태양광은 관계 없는데 질문의 취지를 모르겠다”며 “예산 낭비인데도 돈을 쓰면서 태양광에는 이 돈을 아끼냐는 뜻이냐”라고 반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첫날인 지난 16일 시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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