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 사업이던 한강대교 공중 보행교(백년다리) 조성이 중단된 데 대해 "박원순 지우기가 절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민간위탁사업비를 횡령한 혐의로 노들섬 운영업체를 고발한 것과 관련해서도 "우연하게도 방문 뒤 감사에 들어간 것"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17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기열 시의원이 "국가상징거리 조성을 핑계로 백년다리 사업을 중단한 게 전임 시장의 업적 지우기 아니냐"라고 질문하자 "절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전임 시장 지우기'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데 전임 시장 때는 힘차게 추진된 사업이 브레이크가 걸린다고 해서 '오세훈이 싫어서 브레이크를 건다'고 하는 것은 억울하다"며 "전임 시장의 의지가 너무 강해서 공무원도 마지못해 동의해 추진된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저 사업이 있는지도 몰랐고 지속 가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한 적도 없다"며 "전임 시장이 절실히 원하는 사업을 해당 간부들이나 공무원들이 부정적으로 했겠냐"고 반문했다.
백년다리 사업은 한강대교 남단에 보행자 전용교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박 전 시장 재임 시절 노들섬의 보행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으며 올해 착공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오 시장 취임 후 국가상징거리 조성 계획 등과 연계해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로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오 시장은 박 전 시장 재임 시절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 노들섬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갖고 10년간 지켜 봤지만 불행하게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노들섬이 바뀌었다기에 지난 8월 현장에 방문했는데 마음이 아팠다"며 "이 공간을 바꿔 활용도를 높이고 싶은데 불행하게도 2~3년 전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 시장 지우기로 오해받을 수 있어 격려만 하고 돌아왔는데 우연하게도 그 자리에 방문한 이후에 감사가 들어갔다"며 "감사에 들어간 건 계기가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들섬은 2006년 오 시장 재임 시절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오페라하우스를 조성하려던 곳이다. 그러나 사업 타당성 부족을 이유로 박 전 시장이 재임하던 2012년 복합문화공간 조성이 추진됐다.
올해 오 시장이 서울시로 돌아온 후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사업에 대한 감사가 이뤄졌다. 서울시는 민간위탁 운영사의 횡령 혐의가 포착해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상태다.
반면 오 시장은 박 전 시장이 추진한 공공자전거 정책 '따릉이'에 대해서는 "좋은 시도"라고 평가했다.
따릉이는 지난달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에 따릉이 신규 구매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며 '따릉이 지우기'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오 시장은 사흘 뒤인 22일 서울시청 인근 따릉이 대여소를 찾아 연말과 내년에 각 3000대씩 총 6000대의 따릉이를 추가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시의원들의 시정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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