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내 부동산리츠 공모 사상 가장 많은 청약 증거금을 모은
SK리츠(395400)가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데 이어
신세계(004170)도 리츠설립을 검토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등 약 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인수합병(M&A)의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이마트(139480)는 관계사인 신세계프라퍼티를 중심으로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리츠AMC(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하는 계획을 논의 중이다. 이지스 자산운용과 함께 자본을 출자해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나 매각 차익을 받는 투자를 말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신세계그룹계열사로, 부동산 투자·복합쇼핑몰 사업 운영을 목적으로 2013년 12월 설립돼 신세계 스타필드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는 미래 먹거리 확보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부지 매각 등 자산 재배치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2년간 전국 14개 이마트 점포와 마곡 부지 등을 매각해 약 2조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경기 부천 스타필드시티 등을 담보로 한 대출도 추진 중이다. 특히 올해 들어선 이베이코리아, W컨셉, SK와이번스, 스타벅스코리아 인수 등 동시다발적인 투자로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커졌다. 최근 인수를 진행한 건만해도 4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신세계가 계열 리츠 AMC를 설립하면 보유하고 있는 그룹 자산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 매각보다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운영할 수 있으며,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공모리츠에 현물 출자하면 발생하는 법인세 납부를 미뤄주는 과세 특례도 적용된다. 또, 리츠를 통한 부동산 자산 유동화를 통해 지난해 113%로 높아진 이마트 부채 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신세계의 유통 라이벌인 롯데그룹은 지난 2019년에 자체적으로 롯데리츠를 설립해 백화점, 마트 등 부동산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이마트는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점포를 비롯해 스타필드, 조선호텔 등 약 8조원 규모의 유형자산 및 투자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1995년 이후 자산 재평가를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시장가치는 장부가보다 수배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매각을 위한 입찰에서 1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츠를 운영하는 회사는 총자산의 6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해야 하고, 이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의무적으로 배당해줘야 하는 등 여러 부담이 있지만, 투자재원 마련을 통해 미래 먹거리 마련에 적극 나서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베이 인수 당시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면서 미래 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드러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리츠AMC 설립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진행 중이거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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