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정부가 480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초순수 생산기술을 국산화하는 방안을 내놓자 업계에서는 해외 의존도는 낮추고 핵심기술에 대한 자립도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반도체 초순수 생산 국산화 기술개발 추진방안'의 핵심은 2025년까지 초순수 설계 100%, 시공 60% 국산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정부는 480억원 들여 초순수 생산기술 국산화와 공업용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반도체 폐수재활용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반도체 업계는 정부의 기술자립 지원 의지가 담긴 방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수요 증가로 초순수 사용량이 증가하는 만큼, 국산화에 성공하면 해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원부자재 같은 역할을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공업용수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생산설비 국산화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48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반도체 초순수 생산기술을 국산화하는 방안을 내놓자 업계는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기술에 대한 자립도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초순수는 물 속에 포함된 미생물, 생균, 등 불순물들을 극히 낮은 값으로 억제해 이론순수에 가장 근접한 물이다. 20~30여개의 다양한 수처리 공정 조합으로 구성되며 집적회로 제조와 반도체 웨이퍼 세척에 쓰인다. 반도체를 비롯, 액정표시장치(LCD), 태양광 패널 등 정밀산업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정부에 따르면 산업별 공업용수 1일 사용량은 금속제조 5만㎥, 화학 10만㎥인데, 반도체는 20만㎥다. 국내 반도체 기업이 사용하는 공업용수 중 50%가 초순수일 정도로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초순수 생산을 위한 생산시설 설계 및 시공 분야에서 해외 업체를 의존해왔다. 특히 초순수 생산 관련 설계, 운영 분야는 일본이 선점하고 있고 국내 기업은 단순시공을 하는 정도다. 주요기자재도 일본 등 선진 외국 제품이 적용되고, 국산 제품은 성능 확인이 미비해 현장 적용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외국 기업이 독과점하고 있는 반도체 초순수 생산기술에 대한 국산화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등 잠재적 대외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초순수를 국산화하면 국내 소재·부품·장비에 활로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초순수 생산 설비를 수입할 경우 계속해서 잠재 리스크를 가지게 되는 것"이라며 "초순수 국산화로 해외 기술 의존도는 낮추고 관련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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