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배달주문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배달의민족의 독주 체제가 지속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배민을 거세게 추격하던 요기요와 쿠팡이츠가 각각 매각 차질과 불매운동의 이슈에 발목을 잡히면서 경쟁에 힘이 빠졌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각 기한을 한 달 여 남긴 요기요는 여전히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요기요의 운영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당초 지난달 17일 본입찰을 마감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려 했으나,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혔다. 유통업계 인수협상(M&A) 대어인 이베이 코리아 매각 여파로 신세계 등 주요 인수 후보자들이 참여 결정을 보류한 것이다. DH측은 본입찰 마감 시한을 두 차례 연기했으나 신세계가 최종 불참을 선언하는 등 사실상 흥행에 참패했다. 현재 DH는 일찍이 본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들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 측은 가격 등의 조건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요기요의 서비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쿠팡이츠가 불 붙인 단건배달 경쟁에서도 배민은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투자 여력이 제한적인 요기요는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 등 기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대응이 없는 상황이다.
매장 앞에 늘어선 요기요 배달 오토바이의 모습. 사진/뉴시스
약 1년 사이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빠르게 끌어올린 쿠팡이츠는 이른바 '새우튀김 갑질'의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과 일방적인 고객센터의 압박에 쓰러진 가게 점주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후 여론이 급격히 돌아선 것이다. 사건 발생 후 쿠팡이츠는 악성 민원으로부터 점주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여기에 비슷한 시기 발생한 쿠팡의 물류창고 화재 사건이 더해지면서 쿠팡이츠 역시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6월 넷째주(21~27일) 쿠팡이츠의 총 사용시간은 56만2241시간으로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화재사고 발생 전(7~13일)과 비교하면 14% 감소한 수치다. 주간 사용자 수도 269만3014명으로 전주대비 약 17만명 줄었다. 통상적으로 장마철 등 비 소식이 많은 여름에 배달앱 사용자 수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부정적 시그널이 확실하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22일 서울 쿠팡 본사가 위치한 건물 앞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배민은 '푸드 슈퍼 앱'을 향해 순항 중이다. 지난달 초 11년만에 대대적인 앱 개편 작업을 마친 배민은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 가정간편식(HMR) 후속 메뉴 출시 등 신규 서비스와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후발 주자의 약진으로 좁혀지던 격차가 다시금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민이 59.7%로 압도적 1위다. 그 뒤를 요기요(23.8%)와 쿠팡이츠(15.2%)가 뒤쫓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배민이 63.1%, 요기요 32.2%, 쿠팡이츠 1.9% 였다.
업계 관계자는 "요기요가 주춤한 사이에 배민과 쿠팡이츠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며 "쿠팡이츠는 여전히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지만 악화된 여론을 극복하는 것이 숙제"라고 진단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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