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이배월)고배당주 유수홀딩스? ‘500원 배당’ 미련 버려야
건물매각 일회성 이익으로 배당 증액…업황회복 기대에도 500원 유지 어려워
2021-05-03 06:00:00 2021-05-03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유수홀딩스(000700)는 지난 3월말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미리 예고했던 주당 배당금 250원을 500원으로 전격 증액하는 안건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주총장에서 배당을 높이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번에는 행동주의 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이 이를 관철시켰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유수홀딩스는 자체 사업을 하지 않는 순수 지주회사다. 따라서 유수홀딩스의 실적은 오직 자회사들에게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옛 한진해운을 지배하던 한진해운홀딩스에서 사명을 교체했으며 주력사업인 한진해운은 현대상선으로 넘어가 HMM(011200)으로 재탄생했고, 유수홀딩스는 물류 쪽의 사업을 하고 있다. 
 
유수홀딩스의 주력 자회사는 싸이버로지텍과 유수로지스틱스다. 유수로지스틱스는 화물중개, 창고보관 및 수송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복합운송주선업 그러니까 물류회사다. 전 세계 주요국에 법인을 두고 한국에서 물건을 실어 보내고 받고 보관하는 사업을 한다. 유수로지스틱스엔 중국, 인도, 홍콩, 미국 등 각지 법인들이 연결돼 있다. 이 유수로지스틱스의 지분 100%를 유수홀딩스가 갖고 있다.  
 
유수로지스틱스는 지난해 25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원가가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20억원에 불과하고 또 여기에서 금융비용이 빠지면서 순이익은 16억원에 그쳤다. 그래도 2019년 적자에서 돌아선 것이었다. 
 
유수로지스틱스는 그나마 흑지를 기록했지만 싸이버로지텍이 문제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281억원의 적자를 냈다. 유수홀딩스는 싸이버로지텍의 지분 40%를 들고 있다. 
 
싸이버로지텍은 해운 IT솔루션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회사로 이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컨테이너 솔루션에서는 국내 시장의 33%, 글로벌 시장에서는 12%를 점유하고 있다. 터미널 솔루션은 국내에서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3%에 달한다. 
 
매출은 신규 수주 때 나오는 라이선스 금액이 큰데 일회성이라 있고 없을 때 변동폭이 큰 편이다. 문제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이 중단됐다는 점이다. 고객사를 방문해 시스템을 파악해 솔루션을 제시하는 등 영업을 해야 하는데 이게 멈췄다. 기존 시스템의 유지보수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크지 않다. 
 
IT솔루션 제품이라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인건비가 크다. 매년 인건비에서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매출이 증가할수록 인건비 비중이 줄어 이익이 늘어나고 반대로 매출이 감소하면 인건비 부담이 부각되곤 한다. 지난해는 후자였다. 결국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유수홀딩스 자회사인 싸이버로지텍의 IT솔루션 '알레그로' 소개 화면 <사진/ 싸이버로지텍 홈페이지>
 
 
이 때문에 상당한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그 여파가 유수홀딩스에게까지 미쳤는데 정작 유수홀딩스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여의도 건물을 매각해 발생한 이익이 일시적으로 잡힌 덕분이었다. 
 
유수홀딩스 주총에서 주주들은 이 재원으로 배당을 증액하라고 요구했고 경영진은 이에 응했다. 또한 향후 3년간 연결 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매년 잉여현금흐름의 10~30%를 배당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만 보면 일회성 돈 잔치를 한 셈인데, 앞으로도 이렇게 배당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주당 500원씩 배당하는 데 쓰인 돈은 총 125억원이다. 순이익의 30%를 배당한다고 가정할 경우 42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야 가능하다는 뜻이다. 유수홀딩스가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해도 기록하기 어려운 수치다. 그 절반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다만 잉여현금흐름까지 동원하겠다고 했으니 실적에 따라 도전해 볼 수는 있겠다. 
 
해운업황이 돌아서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사태도 조금씩 완화되는 국가들이 나오고 있어 영업환경은 차차 개선될 전망된다. 하지만 주당 500원 배당에 대한 미련은 버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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