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출국금지와 관련한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지난해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이어 이성윤 지검장도 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하면서 고위직인 검사장들이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검장의 변호인은 22일 대검찰청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하고, 수원지검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이 지검장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당시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국금지요청서를 작성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에 대한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팀의 수사를 방해한 의혹을 받고 있다.
변호인은 "수사팀이 편향된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본 나머지 성급하게 기소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는지 염려된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심층적이고 균형감 있는 조사를 통해 외압의 유무, 외압이 있었다면 그 실체가 누구인지를 철저하게 밝힐 필요가 있음에도 수사팀은 오로지 이 검사장만을 표적 삼아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닌지도 염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김학의 전 차관 관련 의혹에 대해 줄곧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이 지검장은 검찰이 기소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판단해 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이와 관련해 이 지검장은 "기소 가능성 보도가 나오기 시작해 오해를 해명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난 17일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지검장의 변호인은 지난 19일 "관련자 상호 간의 행위 내용이나 책임 유무 등을 고려해 의혹 전체에 대해 공수처에서 철저하고도 균형 있는 수사와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동훈 연구위원은 '검언 유착'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7월13일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재 상황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서울중앙지검에 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사건에 대해 같은 사유로 심의위원회가 이미 개최된 점을 이유로 심의위원회 부의를 결정하는 부의심의위원회 구성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관련 절차를 종료했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신청한 심의위원회는 부의심의위원회가 열렸지만, "같은 사건에 대해 이미 부의 결정이 있다"면서 부의하지 않기로 했다.
심의위원회는 같은 달 24일 이 사건의 피해자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가 신청한 안건만을 심의해 과반수 찬성으로 이 전 기자에 대해 수사 계속과 공소 제기 의견을, 한 연구위원에 대해서는 수사 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냈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한동훈 연구위원에 이어 이성윤 지검장까지 검찰 고위직인 검사장이 검찰의 수사를 못 믿겠다고 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하면 어떻게 국민에게 일선 검찰이 수사한 결과를 신뢰해 달라고 할 수가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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