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장애인 단체들이 편의점과 카페 등 편의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현행법에 문제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3개 단체가 모인 생활편의시설공동대책위원회는 13일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청구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생활편의시설에서의 장애인 접근권을 찾기 위해 장애인 단체와 공익 변호사들이 지난 2018년 4월 11일 '차별구제청구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며 "1년 이상 진행된 재판부의 조정 노력에도 피고인 투썸플레이스, 신라호텔, GS리테일, 대한민국 중 투썸플레이스와 신라호텔만 편의시설 설치에 대한 조정안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정을 거부한 GS리테일과 대한민국에 대한 소송을 새로 이어간다.
대책위는 "GS리테일은 조정의 마지막까지 장애인의 접근권을 보장하고 차별행위를 중단하라는 원고의 요구에 대해 장애인등편의법 상 면적 300제곱미터 이하인 편의점 등의 경우 의무가 없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왔다"며 "장애인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음에도 법의 제정 취지와 헌법에서의 기본권을 침해하며, 오히려 일상생활에서 밀접한 생활편의시설 이용을 제한하고 있는 현행 장애인등편의법에 대해 명백하게 장애인의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임을 판단받기 위해 위헌법률 심판청구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장애인등편의법은 편의시설 설치 면적 기준을 300제곱미터 이상으로 정한다. 대책위는 "이런 법적 기준으로 2019년 기준 전국 체인화 편의점의 수 4만3975개 가운데 바닥 면적 300제곱미터 이상인 830개 편의점만 장애인 이용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전국 음식료품 및 담배 소매점 10만7505개 중에서도 바닥면적 기준에 따라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가지고 있는 소매점은 2391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법률이 오히려 장애인의 권리를 고민하기보다는 편의 시설 설치 의무를 가진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법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법이 장애인의 출입 가능한 권리를 지켜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합법적으로 장애인이 출입할 수 있는 출입금지 구역을 늘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등편의법이 국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최소한의 의무를 규정하는 법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헌법에서의 기본권이 제대로 보장되는 법으로 다시 만들어질 수 있도록 법원이 권리에 다가서는 결정을 해줄 것을 믿으며 지켜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이 모인 생활편의시설공동대책위원회가 13일 오전 서울법원종합청사 앞에서 '장애인등편의법 및 시행령 위헌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생활편의시설공동대책위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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