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그동안 진통을 거듭했던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협상이 21일 최종 타결됐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2일부터 23일까지 여론조사를 통해 늦어도 24일까지 야권 최종 단일 후보를 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5일부터는 야권 단일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본격적인 경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 등 양측 실무협상단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어 여론조사 문항과 문구, 조사 시기 등에 합의했다. 실무협상단은 여론조사를 22~23일 이틀간 진행해 24일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조사 응답자 수를 22일 하루 만에 다 채우면 23일에도 단일 후보 발표가 가능하다. 늦어도 24일 전까지 단일후보가 확정되면서 공식 선거운동 전에 단일화를 이룰 수 있게 됐다. 또 29일로 예정된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단일화가 성사되기 때문에 사퇴한 후보의 이름에는 붉은색으로 '사퇴'라고 표시할 수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1일 야권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에 최종 합의했다. 사진은 오 후보(왼쪽)와 안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여론조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구체적인 여론조사 문항·문구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전날 합의한 단잉화 방식의 틀 안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100% 무선전화 방식으로 적합도와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했다. 여론조사 2개 기관에서 각각 1600명 표본으로 조사하고, 800명 표본은 경쟁력, 800명 표본은 적합도 조사를 한 뒤 합산하기로 했다. 적합도를 조사에 포함하자는 국민의힘 주장과, 무선전화 조사만 하자는 국민의당 요구를 절충한 것이다. 또 당명과 당 기호 중 하나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문구를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안에 대해 어느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안은 아니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각 후보 측에서 여론조사 방식에 따른 유불리 문제를 계속 저울질해왔기 때문에 조사 방식에 따른 기술적인 변수는 어느 정도 사라졌다는 평가다. 다만 이제는 여론조사 방식에 따른 변수 보다는 외부 이슈 변수에 의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2002년 대선 당시 단일화를 할 때에도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협상안을 수용했던 것은 결국 기술적인 요인 보다는 이슈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이번 선거에서도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사건과 관련된 부분이 계속 확산되면 확산됐지, 이슈가 가라앉지는 않고 있다. 이 이슈와 안 후보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사이에 감정싸움 등 외부 이슈가 오히려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막판 양측의 거친 공방이 오간 점을 보면 향후 화학적 결합까지 이뤄질 수 있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양측은 이날 단일화 여론조사에 합의에 "정치적 쾌거"라고 자평하면서도 자당 후보의 양보 선언을 부각시키며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박용찬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오 후보는 100% 무선전화와 경쟁력 조사방식 등 안 후보 측의 제안을 모두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희생적 양보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로서 책임을 완수코자 했던 안 후보의 대승적 결단과 겸허한 수용에도 불구하고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휴일인 오늘에서라도 단일화를 위한 마지막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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