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미 압박에 "몰상식 궤변"…알래스카 회담 긴장감 고조
블링컨, 중국 '인권 문제' 겨냥 "반민주적"…중, 화이자 등 제재 해재 요구할 듯
2021-03-18 15:10:23 2021-03-18 15:10:23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북한과 중국이 '인권 문제'를 고리로 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압박에 대해 '근거 없는 비난'·'몰상식한 궤변'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알래스카에서 예정된 미중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미중 간 신경전이 거세지면서 양국 간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18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에 낸 담화에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뤄질 수 없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지난 2월 중순부터 북한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촉을 시도했던 것에 대한 답변 형식이다. 미국은 지난 8일 열린 한미연합군사훈련 전날에도 제3국을 통해 북한에 접촉을 시도한 바 있다.
 
최 제1부상은 "우리는 또다시 미국의 시간벌이 놀음에 응부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와 한 번이라도 마주앉을 것을 고대한다면 몹쓸 버릇부터 고치고 시작부터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서 정권이 바뀐 이후 울려나온 소리는 광기어린 북조선 위협설과 무턱대고 줴치는 완전한 비핵화 타령뿐이었다"며 "미국은 우리 국가의 방역조치를 놓고도 인도주의 지원을 저해한다는 매우 몰상식한 궤변을 뱉아 놓았다"고 비난했다.
 
특히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일본과 한국을 방문한 것을 놓고는 "여러 압박 수단 혹은 완고한 수단 등이 모두 재검토 중이라고 떠들며 우리를 심히 자극했는데 이제 남조선에 와서는 또 무슨 세상이 놀랄 만한 몰상식한 궤변을 늘어놓겠는지 궁금해진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을 고수하며 대북 정책의 전향적 전환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역시 미국의 행보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을 향해 "홍콩 경제를 조직적으로 잠식하고 대만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면서 "티베트의 인권을 유린하는 등 남중국해 지역에서 영토 주장을 하며 침해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과 일본이 국제 질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중국에 제기한 비판은 사실무근"이라며 "지역에서의 거의 모든 변화는 미국과 그 동맹국이나 지역에서의 꼭두각시들의 도발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미국과의 두 차례 회담 이후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적대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미국은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고 협상을 추진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중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고위급 회담을 가진다. 회담에는 블링컨 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직접 나선다.
 
중국은 미국의 한일 순방에 대해 미중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동맹국을 활용해 자신들을 포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화웨이 제재 등 대중제재 상당부분에 대한 해제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은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내세운 홍콩 문제까지 직접 건드리면서 사실상 이번 회담에 별다른 기대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세기일수록 중국의 반민주적 행동에 대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다만 중국은 홍콩 문제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양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의견 차이를 줄이고 건강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센터에서 비대면으로 열린 한국청년리더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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