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복통·체중감소, 장염 아닌 '크론병'?
소화기관 전체 발생 가능한 염증성 질환…최근 젊은 환자 중심 발병률 증가
2021-01-24 06:00:00 2021-01-24 06:00:00
크론병은 장염과 증상이 유사해 착각하기 쉽지만 호전이 쉽지 않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다르게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 등 모든 소화기관 및, 여러 층으로 이뤄진 소화기관의 모든 층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주로 소장이 대장과 연결되는 부위인 말단 회장 부위에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다. 인체를 지키는 면역계가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며, 청소년을 포함해 30대 이전의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2015년 1만7651명에서 2019년 2만4133명으로 36.7% 증가했다. 성별별(2019년 기준)로는 남성 환자가 1만6053명(66.5%), 여성이 8080명(33.5%)으로 남성이 압도적이었다. 연령의 경우 20대가 8104명(33.5%)으로 비중이 가장 컸으며, 30대(5993명, 24.8%), 40대(3812명, 15.7%) 순이었다.
 
크론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화기관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불균형, 소화관 내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 및 장 점막에 대한 과잉 면역 반응에 의해 촉발되는 급성, 만성 염증이 주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한 가족 내에 크론병 환자가 여러 명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환경적,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흡연 역시 재발률, 수술률을 높이고 나쁜 경과를 예측하는 위험인자로 언급된다.
 
크론병 증상은 복통(93~95%), 설사(73~78%), 체중감소(79~84%)이며 수주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주 증상 외에도 발열, 전신 쇠약감, 식욕 부진, 구역, 구토, 혈변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장염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된다는 점, 환자 다수에게서 항문 농양, 치루 같은 항문 질환이 나타난다는 점이 타 소화기 질환과 변별점을 지닌다. 청소년기에 발병하면 성장 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다른 증상 없이 재발성 및 난치성 항문 주위 농양과 치루로만 발현하는 경우도 있어 성장 장애, 난치성 항문주위 질환을 가졌다면 추가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크론병을 방치할 경우 장의 만성 염증으로 인한 출혈, 장 유착으로 인한 반복적인 복통 및 장 폐쇄, 전층 염증으로 인한 천공, 농양, 장루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일단 발생한 이후에는 호전이 쉽지 않아 삶의 질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있는 경우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크론병은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면서 종국에는 악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치료 목표는 증상을 완화하고 염증 반응으로 인한 장 손상을 억제함으로써 재발과 합병증을 포함한 질환의 진행을 막는 것이다. 우선 증상과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제, 항생제 등을 처방하는 약물치료를 진행하며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면역조절제, 생물학적제제, 내시경적 치료 혹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김영우 세란병원 내과 과장은 "크론병은 과거에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드문 질환이었으나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발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크론병은 악화와 재발을 반복하며 현재까지는 완치되지 않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인 만큼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장염과 오인하기 쉬우므로 크론병이 호발하는 20대, 30대 젊은 층에서 복통과 설사, 체중감소가 있거나 성장기 청소년에서 성장 장애가 보이는 경우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아 소화기관의 상태를 확인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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