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국내 웹툰이 드라마, 영화, 게임 등으로 제작돼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한국 콘텐츠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특히 해외에서는 웹툰이 대중화되지 않아 성장여력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는 IT업계 대표주자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 사업에 투자 비중을 늘려 글로벌 시장의 성공적 안착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추구하는 글로벌 시장 전략은 서로 다르지만, 자체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 지식재산권(IP)을 다각화한다는 점에서 상통한다.
드라마 '스위트홈'과 영화 '승리호'. 사진/넷플릭스
우선 네이버웹툰은 최근 북미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전세계 월간활성이용자수의 경우 미국 1000만, 유럽과 남미에서 550만 등 6700만명을 확보했고, 지난해 글로벌 연간 거래액은 8000억원 돌파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네이버웹툰은 '신의탑', ‘스위트홈’, ‘여신강림’ 등이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된 ‘스위트홈’의 경우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원작 웹툰으로까지 구독자를 늘리는 데 일조했다. ‘신의 탑’을 비롯해 ‘갓 오브 하이스쿨’, ‘노블레스’ 등도 한국과 미국, 일본이 합작해 애니메이션으로 동시 방영된 바 있다. 향후에도 네이버웹툰은 자회사 스튜디오N을 통해 인기 웹툰 ‘유미의 세포들’, ‘연의 편지’, ‘용감한 시민’, ‘나노리스트’ 등의 영상화를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대표 작품들. 사진/네이버웹툰
최근 네이버는 미국과 스페인 등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전략은 현지 작가들의 참여를 유도한 창작 생태계 조성에 있다. 국내 아마추어 작가들이 정식 작가로 나아갈 수 있는 무대를 제공했던 도전만화 시스템을 해외 현지에도 ‘캔버스’를 통해 전파하겠다는 목표다. 실제 미국에서는 출판만화 창작자들이 웹툰 시장에 대거 진입하면서 창작자와 작품 수가 50% 가까이 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해 4월 별도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만들었고, 웹툰 지식재산권(IP) 전용 플랫폼인 '웹툰 스튜디오'도 세웠다. 웹툰 IP를 기반으로 미국 현지 작품 영상화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네이버는 또한 프랑스와 스페인 등에 캔버스 시스템을 론칭하는 동시에 나라별로 다르게 전략을 정비, 유료 결제로 웹툰을 보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캔버스’처럼 현지 창작자들을 육성하는 시스템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고정 독자들이 늘어나면 현지 만화산업이 발전할 수 있고, 브랜드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며 “실제로 미국 캔버스를 통해 만들어진 ‘로어 올림푸스’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웹툰 스틸레인과 승리호. 사진/카카오페이지.
카카오는 2013년 3월 카카오페이지란 이름으로 모바일 컨텐츠 플랫폼을 출시해 웹툰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웹툰은 카카오재팬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14년 일본 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 ‘기다리면 무료’ 제도를 통해 연재형 웹툰 수요가 큰폭으로 늘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는 글로벌 연간 거래액은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3분기 유료 콘텐츠 매출은 일본을 중심 글로벌 거래액이 성장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1% 성장한 1484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글로벌 시장 전략은 국내 오리지널 웹툰을 지역화해 IP(지적재산권) 경쟁력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찌감치 국내 콘텐츠제작업체(CP)들과 IP개발하는 작가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오지지널 IP만 7000개 보유하는 성과를 거뒀다. 스틸레인의 경우 누적 조회수 8000만뷰를 돌파했고, 오는 2월 개봉하는 영화 '승리호' 원작 웹툰 '승리호'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화제가 됐던 '이태원 클라쓰'는 '롯본기 클라쓰'라는 이름으로 현지화해 새롭게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외에 '나 혼자만 레벨업', '템빨', '스틸레인', '쌍갑포차', '경이로운 소문' 등도 인기 웹툰으로 꼽히며 일부 작품은 드라마, 영화 등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북미시장에서의 영토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카카오페이지는 북미 지역 웹툰 플랫폼 타파스를 해외관계사로 편입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페이지는 타파스에 공급한 작품 14개에서만 85만달러(9억 5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올해 대만과 태국에 이어 중화권, 인도, 북미, 동남아 전역에 웹툰을 수출해 서비스 진출 국가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전체 '픽코마'에 올라오는 작품수가 4만개가 넘는데 우리 IP는 작품수 기준 전체의 1%(400개)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작품들이 매출의 40%를 차지한다"면서 "오리지널 웹툰이 해외에서도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며, 글로벌 K스토리 실크로드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 성과가 있는 한국과 일본을 홈마켓으로 해 단계적으로 플랫폼 네트워크를 쌓아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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