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보수야권에서는 2022년 대선 승리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 문제를 집중 공략하는 등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준비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중량급 인사들이 속속 대권 도전을 밝히면서 야권 내 고민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유승민 전 의원은 16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 '희망 22'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번 대선에서 경제가 제일 큰 이슈가 될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를 훨씬 더 잘 해결할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드리고 싶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2022년 3월 대한민국 국민들이 문재인정권 퇴출 명령을 내려주고, (국민들이) 저희들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갖도록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고 여러분과 같이 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유승민 전 의원의 사무소 '희망22' 개소식에 참석해 유 전 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 전 의원은 국회 앞에 '희망22' 사무실을 열었다. '22'는 대선이 열리는 2022년을 상징한다. 유 전 의원은 최근 부동산 문제 등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경제 관련 토론회를 이어 가며 '경제 전문가'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할 계획이다. 오는 25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26일에는 김무성 전 의원이 이끄는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도 참석하며 정치적 보폭을 넓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범야권 후보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오세훈 전 시장도 대권 직행 의지가 강하다. 오 전 시장은 전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그동안 서울시장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당에서 출마해야 한다고 할 경우에 직접 나설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 외에 다른 좋은 대안이 나서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다는 오는 2022년 대선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 내부에서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서울시장 선거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경쟁력 높은 중량급 정치인들이 선뜻 나서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후보군과 관련해 "잠정적으로 후보 되겠다고 하는 사람 많은데, 아직 공식적으로 선언한 사람은 서울에 하나 부산에 하나 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범야권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 이름을 아예 후보군에서 빼도 좋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보다는 대권 도전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알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우세가 이어지던 서울 지역에서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9∼1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해 이날 공개한 결과, 서울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가 모두 30.0%로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주일 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32.2%의 지지율을 얻으면 민주당(30.6%) 앞선 바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민주당 서울시장보궐선거기획단은 이날 첫 회의를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기획단장인 김민석 의원은 "서울시민에게는 중대하고 당과 국가에는 절박한 선거"라며 "당이 책임지는 승리의 발판을 만들고 개성과 정책을 갖춘 후보를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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