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수수료 부담에…외식업계 '배달가격제' 확산
배스킨라빈스, 1년 만에 배달 가격 적용 범위 확대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도 자율가격제로 '시끌시끌'
"생존 위한 고육치책"vs"수수료 규제→시장 혼란"
2025-11-19 15:18:41 2025-11-19 16:45:49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기존보다 높이는 이른바 '배달가격제'를 도입하는 업체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로 원재료 비용이 커진 가운데, 높은 배달수수료 부담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어섭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전문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는 최근 레디팩·블록팩·젤라또에 대한 배달 전용 가격 적용했습니다. 이에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에서 블록팩은 기본보다 12.5% 더 비싼 4500원, 레디팩은 1만800원에서 1만1800원, 젤라또 라운드팩은 4300원에서 4800원 수준으로 판매됩니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아이스크림을 제외한 음료 제품에 배달가격제를 우선 도입했습니다. 당시 업체는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아이스크림에는 당장 배달가격제를 도입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그로부터 약 1년만에 배달가격제 포함 범위를 넓힌 겁니다.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배달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가맹점 수익성이 악화돼 가맹점주협의회의 요청에 따라 배달 플랫폼 판매 가격을 매장과 다르게 운영하게 됐다"며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아이스크림과 케이크에는 배달가격제를 도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한솥도시락, 메가커피, 컴포즈커피도 배달가격제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교촌치킨 등 치킨 업계는 가맹점이 판매 가격을 정할 수 있는 '자율가격제'를 도입했습니다. 이에 교촌치킨 서울 중부권 가맹점들은 자율가격제를 통해 순살 메뉴 가격을 기존 2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올려 판매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식당가에서 배달라이더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외식업계는 이 같은 배달가격제·자율가격제는 배달 앱의 높은 수수료를 감당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프랜차이즈협회는 배달의민족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중계수수료를 과도하기 올렸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한 바 있습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생안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며 "배달가격제는 말 그대로 배달앱에서만 적용되는 가격으로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인 배달 플랫폼 수수료의 적정선이나 제도 개선안은 여전히 '준비 중'입니다. 국회 여당은 배달플랫롬 수수료 상한제 등의 내용이 담긴 특별법을 논의하고 있지만, 이권에 따른 이견이 첨예해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올해 정기국회 종료가 한 달도 남지 않아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배달 플랫폼들은 지난해 '배달앱 수수료 상생안'이 마련된 만큼 배달가격제 등 논란을 일으키는 트러블메이커 취급이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업계도 자영업자 상생을 위한 수수료 하향 조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배달 서비스는 국내 1호 벤처기업 상태계인 만큼 무리한 수수료 상한제 논의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초래하는 등 규제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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