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저축은행들이 파킹통장 금리를 잇따라 낮추자 기존 가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때 고금리를 내세워 소비자를 끌어들였던 상품들이 이제는 일반 예금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파킹통장은 자금을 잠시 맡겨두는 용도로 활용되는 수시 입출금 예금 상품으로,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이 파킹통장 금리를 연달아 낮추자 파킹통장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달 'WELCOME PLUS 보통예금' 기본 금리를 1.9%에서 1.0%로 0.9%p 인하했습니다. 같은 달 OK저축은행은 'OK파킹플렉스통장' 외 5개 예금통장 금리를 내리고, JT저축은행은 'JT점프업II저축예금' 금리를 0.2%p 인하했습니다. 금리가 인하하면 변경일 전까지는 기존 금리가 적용되고 변경일 이후부터는 낮아진 금리가 적용됩니다.
저축은행은 예금 금리를 시장 상황이나 회사 내부 상황에 따라 언제든 변경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KB저축은행은 'kiwi팡팡통장' 금리를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매달 0.2%p씩 연속으로 인하했습니다. 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인하를 명분 삼아 예금 금리를 빠르게 내리고 있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금리 상품에 가입했다가 금리가 계속 내려가니 더 나은 통장으로 옮기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소비자는 "한 달에 한 번씩 금리를 내린다고 문자가 온다"며 "저축은행을 이용할 필요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다만 그는 "대부분 저축은행이 다 같이 내리고 있어서 어디로 옮겨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습니다.
저축은행은 경쟁사들이 예금 금리를 내리면 함께 금리를 낮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쟁사가 금리를 내리면 굳이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전반적으로 내리더라도 별다른 해결책 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예금금리 산정은 천차만별"이라면서 "자금 조달의 필요성과 주변 경쟁 금융기관의 금리 수준이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자금 조달이 필요할 땐 고금리를 제공하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금리를 낮춘다"면서 "기준금리가 계속 낮아지고 대출도 조여져 자금 조달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높게 산정하기 어렵다"고 부연했습니다.
저축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명분 삼아 파킹통장 금리를 속속 인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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