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 현실화…셈법 복잡해진 K-푸드
26% 상호관세 부과…식품업계 피해 불가피
작년 대미 농식품 수출액 16억 달러 육박…전체 1위
가성비 장점 희석…"수출선 다변화 모색 필요"
2025-04-03 15:12:59 2025-04-03 17:28:25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 도입을 전격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식품업계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그간 식품업계는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시장에 'K-푸드'를 전파하며, 우리나라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왔는데요.
 
하지만 미국이 우리나라에 동등한 대응을 골자로 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우리 업계의 고심은 한층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 생산 기지를 두지 못한 대다수 중소기업의 막심한 피해가 예상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 연설을 통해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26%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상호관세는 특정 국가가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만큼 미국도 해당 국가 제품에 동일한 관세를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우리 식품업계의 미국 내 매출 비중이 대단히 높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농식품 수출액은 15억9000만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로 전년(13억1000만달러) 대비 21% 증가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23년만 해도 일본, 중국에 이은 3위 시장이었지만 지난해 1위 수출국으로 올라섰습니다.
 
여기에 그동안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었던 우리 업계 입장으로서는 체감상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이미 저출산 문제로 내수시장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 속에, 관세 여파까지 더해지면 업계의 가격 경쟁력 저하는 불가피합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 K-푸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다는 인식이 있는 터라, 관세 부담이 더해지면 이 같은 장점은 희석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미국 현지에서 생산 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기업들은 사정이 낫지만, 그렇지 못해 상당수 제품을 수출에 의존하는 업체들은 더욱 큰 타격이 우려되는데요.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기업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들인 경우가 많다"며 "안타깝게도 관세 폭탄에 따른 피해자는 국내에서 생산 후 수출에 나서는 대다수 중소기업들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의 25% 상호관세 부과 소식으로 인해 우리 식품 기업들의 수출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린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관세 이슈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악재다. 업체들도 각각의 대비책은 마련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서 교수는 "미국 시장이 아닌 해외 다른 국가로의 수출선 다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무엇보다 규제 장벽에서 휩쓸리지 않기 위한 차원에서,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세계적인 K-푸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서울 용산구 소재 한 대형마트의 라면 매대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