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유통 풍향계)②사업매각·희망퇴직…체질개선 계속된다
연초부터 암울한 경제 상황
'성장 기반 마련' 주문한 기업총수
올해도 칼바람…사업·인력 재편 예고
2025-01-10 16:10:00 2025-01-10 17:24:17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불황의 그림자가 길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보다 비용 줄이기에 집중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유통업계에선 실적이 부진하거나 미래 성장성이 불투명한 사업은 정리에 나섰고, 상시적인 희망퇴직으로 인력 조정을 단행해 왔습니다. 연초부터 경제 상황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올해도 강도 높은 체질 개선 흐름이 관측됩니다.
 
10일 다양한 유통채널을 운영하는 한 그룹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마무리 지어야 할 사업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기업들이 많다. 변수는 많고, 그에 따른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돼 어느 것도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분명한 것은 올해 또한 체질 개선의 원년이라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유통업계 총수 신년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면서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체질 개선을 통해 재도약 토대를 다져야 한다. 선제적으로 수립한 재무 전략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해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유통가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인력 구조 재편이 활발했습니다. 유동성 위기설에 몸살을 앓았던 롯데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렌터카업체 롯데렌탈을 매각하고, 롯데헬스케어 법인 청산을 결의했습니다. 식품사의 경우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부문 매각에 나섰고, 신세계L&B는 제주소주를 오비맥주에 넘기며 소주 제조 사업에서 손을 뗐습니다. 홈플러스는 기업형슈퍼마켓(SSM)사업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SK스퀘어는 11번가 매각을 추진했으나 주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희망퇴직을 단행한 회사도 많았죠. 신세계그룹에서는 이마트를 비롯해 이커머스 계열사 G마켓, SSG닷컴과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가 희망퇴직을 받았습니다. 롯데는 롯데면세점, 세븐일레븐, 롯데온, 호텔롯데앤리조트가 있습니다. 특히 이마트와 롯데온은 지난해 두 차례나 희망퇴직을 진행했습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혹독한 겨울을 나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지금은 몸집을 줄이고 재정비가 필요한 때"라며 "봄이 왔을 때 뜀박질할 수 있도록 가지치기를 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성장 쇼크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 더 과감한 체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며 "잘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이 명확한 가운데 유통업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안되는 사업은 발을 빼거나, 혁신을 통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와 롯데백화점. (사진=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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