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서울 내 전세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과 더불어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수요 증가로 임대매물이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19를 기록했다. 이는 극심한 전세난을 겪었던 과거 2015년 10월(19일 기준, 125.2)에 근접한 수치다.
특히 강북의 전세수급지수는 123.2까지 치솟으며 올 들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 대비 공급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0~200)로 100을 넘어서면 전세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역시 전주 대비 0.09% 올라 6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해당 기간 강남은 0.09% 오르며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북은 0.09% 오르며 전주(0.08%)보다 확대폭을 키웠다.
실제 강북의 중저가 대단지 아파트에 나온 전세매물은 평균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이번주 가장 높은 전세가 상승률(0.14%)을 기록한 서울시 노원구의 경우 이날 기준 중계동 중개무지개(2433세대) 아파트 전세매물은 4건에 그쳤다. 인근 중계그린(3481세대) 아파트 전세매물은 8건에 불과했다.
W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임대차 2법 시행 전 21평 기준 2억(중층 기준)가량이었던 전세금액이 지금은 2억5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라며 "매물이 없다 보니 자연스레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학군과 교통 등으로 많은 임차수요가 몰리는 강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세대) 33평 기준 전세는 11억 선으로 임대차2법 시행 이후 1억원 가까이 뛰었고,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2678세대) 43평 전세금은 14억으로 불과 2달 전에 대비 2억원이 급등했다.
서울의 전세가 상승 분위기는 경기, 인천 지역까지 번지면서 수도권 가격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번주 경기 의정부시 전세가는 0.28% 오르며 전주(0.25%)보다 0.03%포인트 커졌고, 고양시 일산 동구는 전주(0.17%)보다 0.07% 포인트 오른 0.2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천 중구는 0.56% 급등하며 전주(0.24%) 대비 2배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외 남동구(0.11%), 부평구(0.12%), 계양구(0.13%) 등 대부분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8월18일 서울 강북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입구에 전세 매물 관련 내용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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