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잇는 차기 폼팩터 혁신으로 투명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네덜란드 IT 전문매체 레츠고디지털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미국 특허청(USPTO)과 세계지적재산권사무소(WIPO)에 등록한 투명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폰 관련 특허가 지난달 27일 공개됐다.
공개된 특허 이미지에 등장한 스마트폰은 투명한 디스플레이로 유리처럼 제품 뒷면의 물체를 정면에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자체 디스플레이 내 표시한 글자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베젤이 거의 없는 반면, 스크린이 화면을 대부분 채우고 있는 형태다. 레츠고디지털은 빛을 낼 수 있는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장착된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특허를 기반으로 완성된 투명 스마트폰 이미지. 사진/레츠고디지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제조사들 사이에서 전개되고 있는 폼팩터 혁신 경쟁의 차세대 주자로 투명 스마트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처음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이 시장에 나온 이래, 롤러블 스마트폰, T자형 스마트폰 등 폼팩터 변화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앞서 소니와 LG전자 등도 투명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낸 바 있지만 아직까지 상용화하지는 않았다. 중국 ZTE는 카메라 모듈 부분을 평상시에는 디스플레이 전체를 화면으로 이용하다 카메라를 사용할 때 렌즈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투명 OLED를 부분적으로 채용했다. 샤오미와 오포도 해당 기술을 채용한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가 특허 출원한 기술을 활용하면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TV, 모니터, 노트북, 게임 콘솔, 카메라 등 다양한 제품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장치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뒤에 있는 물체가 보이는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창문이나 벽체 등으로 이용하다가, 장치 전원을 켜면 화면이 재생되는 형태의 제품으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앞서 기업간거래(B2B)용 상품으로 거울 디스플레이와 투명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바 있다. LG전자는 최근 IFA 2020에서 미래형 스마트홈으로 제시한 'LG 씽큐 홈'을 통해 투명 OLED로 만들어진 홈보드를 통해 정보를 확인하고 집안의 가전을 제어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또 샤오미는 ‘미TV 럭스 OLED 투명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투명 TV의 대량 양산을 예고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특허와 같이 스마트폰에 투명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높은 개발비에 비해 실효성이 떨어지고, 투명 디스플레이의 특성상 뚜렷한 색상과 해상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다. 미국 IT매체 폰아레나는 "이 기술을 실제로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부품 개발과 베젤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을 구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투명 스마트폰이 혁신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질 수는 있겠지만 시장에서의 니즈가 있는지는 또다른 문제"라며 "스마트폰보다 광고판이나 전시장 같은 대형 제품에서부터 먼저 대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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