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국내 미디어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SK텔레콤(017670)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연대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에 대항할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지만, 업계는 전반적으로 독자 서비스 기조를 유지하며 자체적인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콘텐츠 협력 강조하는 SKT…지상파·카카오 협업 이어 티빙에도 제안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T는
카카오(035720)와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논의 중이다. 지난해 10월 30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에 따른 협업의 결과로, 카카오의 종합 콘텐츠 기업 카카오M의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SKT 웨이브, SK브로드밴드 플랫폼 등에서 해당 콘텐츠를 제공할 전망이다. SKT 관계자는 "카카오와 여러 분야에서 협업 중이다. 해당 사안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두 회사의 공동 투자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SKT는 콘텐츠 분야에서 협력을 강조하며 다양한 사업자와 손잡고 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콘텐츠웨이브는 지상파 3사와 SKT가 합작한 플랫폼이다. 콘텐츠웨이브는 웨이브를 서비스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3년까지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밝힌 이 회사는 지상파와 함께 제작한 콘텐츠를 웨이브에 독점 공개하고 있다. 지상파뿐 아니라 종합편성채널 등 투자를 넓히는 중이다. 여기에 콘텐츠 강자인
CJ ENM(035760)·JTBC 연합군에 협업을 요청하기도 했다. 유영상 SKT MNO사업부장(부사장·콘텐츠웨이브 이사)은 지난달 공개적으로 티빙 합병 의사를 밝혀 OTT 통합·연대 흐름을 주도하는 중이다.
웨이브가 투자하고 한국영화감독조합, MBC가 기획한 드라마 'SF8'. 웨이브에 지난 7월 선공개된 후 이달 MBC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사진/콘텐츠웨이브
전열 가다듬은 OTT 업계, 각자도생 속 사업 재편·공동 대응
그러나 SKT의 연대 제안에도 국내 OTT 업계는 서비스를 가다듬고 독자 생존 방안을 마련했다. 당장의 통합보다는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SKT의 합병 제안을 받은 CJ ENM·JTBC 측은 '공식 제안'은 없었다는 입장과 함께 '주식회사 티빙' 설립을 준비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지연으로 출범이 6월에서 8월, 다시 10월까지 미뤄졌지만 콘텐츠 경쟁력에는 자신을 보이고 있다. 조대현 CJ ENM 티빙사업부장은 지난 6일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티빙과 CJ ENM은 자체 콘텐츠의 해외 경쟁력에 자신 있다"며 "선도 사업자가 시장을 장악한 상태에서 티빙은 실질적이고 성실한 사업 계획을 꾸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OTT '시즌'을 운영 중인 KT는 이달 초 제휴를 맺고 인터넷(IP)TV '올레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넷플릭스에 직접적으로 대항하기보다 협력 관계를 맺어 시즌을 보완한다는 입장이다. KT는 넷플릭스를 활용한 요금제 등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 확대를 위한 방안을 고려 중이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OTT 시장은 다양한 사업자가 시장을 분할할 가능성이 높다"며 "넷플릭스와 시즌은 보완 관계로, 넷플릭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실시간 채널, 주문형비디오(VOD)를 시즌에서 즐길 수 있다. 시즌은 어떤 사업자와도 제휴하는 개방형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자체적인 서비스 경쟁력 강화 흐름 속에서도 OTT 사업자들은 외부 압박에는 공동 대응하며 연합하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저작권료 갈등을 겪는 웨이브, 티빙, 왓챠 등은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를 구성해 공동으로 대응 중이다. 음저협은 '넷플릭스 수준'인 서비스 매출의 2.5%를 저작권료로 요구 중이다.
한편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분석한 지난 6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기 앱 사용 현황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수 1위는 월이용자수(MAU) 3290만명을 기록한 유튜브였다. 넷플릭스는 MAU 466만7000명으로 2위를 차지했고, 웨이브와 티빙은 각각 271만6383명과 138만1537명의 MAU를 기록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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