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환자는 물론 의료인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라며 국회를 향해 관련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거듭 요청했다.
이 지사는 29일 도청 상황실에서 ‘의료기관 수술실 CCTV 의무 설치 입법 지원 간담회’를 열고 “모두를 위해서 필요하고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이 일(법안)이 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의료사고 피해 가족 등이 참석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 수술실 CCTV 도입 사례와 민간병원 CCTV 설치 예산 지원 사례를 언급한 뒤 “이런 데도 별다른 진척이 없다. 그만큼 어려운 얘기”라며 “남아 있는 길은 입법으로 강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의료사고 피해 가족인 김강률 씨는 “의료사고를 조사하면서 CCTV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CCTV가 없으니 (사고 이후) 상대방과 말을 시작할 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2의 피해자 가족이 나올 수 있는데 그럴 때를 대비해 피해자 가족 보험용으로 CCTV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의료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수술실 CCTV는 법으로 정해야 한다.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고 활용범위나 관리방법 등을 정하지 않으면 악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도는 2018년 10월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수술실에 CCTV를 처음 설치한 데 이어 현재 수원과 의정부, 파주 등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으로 수술실 CCTV를 확대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민간의료기관에 수술실 CCTV 설치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18일에는 이재명 지사가 수술실 CCTV 설치를 법제화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편지를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내 국회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외과계 9개 학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은 “수술실 CCTV 설치 법안은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의료진의 인권을 침해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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