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인천에서 시작한 수돗물 유충 사태가 경기·서울·부산으로 퍼지고 있다. 20일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수돗물 유충 관련 접수된 신고 1건이 접수됐다.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 욕실 바닥에서 발견됐다.
서울시는 샤워 후 욕실 바닥에서 유충이 발견된 것만으로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해당 오피스텔의 수돗물을 채수해 물 속에 깔따구와 같은 유충이나 이물질 등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해당 시료에서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9일 인천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뒤 6개의 모든 정수센터와 배수지 등을 자체점검했다. 6개 정수센터의 입상활성탄지는 벌레가 침투할 수 없는 구조로 관리되고 있으며 활성탄지를 덮고 있는 밀폐 시설물의 방충망 상태, 벌레의 침투 가능경로 등을 점검했다. 환경부와의 합동점검에서도 유충이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는 창문 방충망 보완 및 출입구 벌레 유입 차단을 위한 에어커튼 등을 설치했고 입상활성탄지 인근 웅덩이를 폐쇄해 벌레 서식 환경을 제거했다. 활성탄지 내·외부에 전기트랩을 설치해 벌레 유입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한 상태다.
수돗물 유충 사태는 서울시 외에도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이날 경기도 시군에 접수된 신고는 화성시 9건, 시흥시 1건, 광주시 2건, 파주시 2건 등 총 14건이다.
부산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최근 11건 접수됐다. 해당 지역 상수도본부는 정수를 생산하거나 공급하는 과정에서 유충이 발생했을 개연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시에서도 관련 민원이 제기돼 즉시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환경부 주관으로 지자체·관련기관과 함께 원인조사를 실시하고 진행상황을 투명하게 알려 불안감이 증폭되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전국 정수장 484곳에 대한 긴급점검을 추진해 타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서울 강북아리수정수센터 활성탄흡착지 내부에서 서울시와 환경부 관계자들이 정수장 소형 생물관리방안에 따른 적정 관리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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