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시장 변동성에 '목표가 제시' 난감
삼성바이오로직스, 두달째 리포트 '0'…"실적추정 어려워, 투자의견 부담"
2020-07-13 06:00:00 2020-07-13 0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분석 보고서를 내는 증권사들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변수로 실적 추정이 어려운데 주가가 급등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목표주가나 투자의견을 제시하기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4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종목 리포트는 지난 4월 말 이후 이날까지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종목 리포트는 4월24일 흥국증권의 리포트가 마지막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분기 실적이 4월20일 발표된 후 11건의 실적리뷰 리포트가 나왔고, 목표가는 60만~67만원으로 제시됐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56~59만원대였음을 감안하면 주가가 약 10% 더 상승할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금흐름할인법(DCF) 밸류에이션을 통해 기업가치를 측정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 실현될 기업의 현금흐름을 자본의 기회비용으로 할인해 현재의 가치로 측정하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가치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를 합산해 시가총액을 41조~43조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5월 중순 60만원대에 올라섰고 6월10일에는 70만원대를 기록하며 앞서 제시된 목표주가를 뛰어 넘었다. 6월 중순에는 80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4월 말 이후 새로 제시된 목표주가는 없었다. 주가가 오르면 매수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들도 기업의 상황을 분석해 더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하기 마련인데 목표주가는 4월에 멈춰있어 실제 주가가 목표주가를 웃도는 상황이다.
 
코로나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실적을 추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주가가 상승해 목표가를 웃도는 종목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새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제시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8배가 넘고, 주가매출비율(PSR)은 50배가 넘는 밸류에이션으로, 현재 주가보다 높은 목표주가를 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목표 PBR이 20배가 되고, 주가가 상승하는 와중에 목표주가를 유지하면 투자의견을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042660), 한솔케미칼(014680), 셀트리온(068270), 카카오(035720), NAVER(035420), 삼성SDI(006400), LG화학(051910), LG하우시스(1086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엔씨소프트(036570) 등의 기업은 1분기 실적발표 마무리 시점인 5월15일 이후 제시된 목표주가에 도달한 상태다. 
 
지난 2일 상장한 SK바이오팜도 DCF 밸류에이션 방식을 토대로 목표주가 10만~11만원이 제시됐다. 다만 주가는 상장 당일부터 목표가를 뛰어 넘어 현재는 두 배 수준인 20만원대를 기록중이다.
 
김 연구원은 "2분기 실적발표를 전후로 그동안 하향 조정 폭이 적었던 3~4분기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목표주가 산정을 위한 타깃 밸류에이션이 달라지거나 2021년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는 종목이 다수 발견될 것으로 보이고, 그래야 현재 높아진 주가를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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