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디지털 성범죄 특수본', 100일만에 1414명 검거
145명 구속, 666명 기소의견 송치…하반기에 '소지자' 집중 수사
2020-07-02 13:05:16 2020-07-02 13:05:1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n번방', '박사방' 등 주요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주범과 공범 대부분을 검거한 경찰이 올해 하반기에는 성 착취물 소지자로 범위를 넓혀 수사를 강화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2일 "디지털 성범죄의 주범 등에 대해서는 상당히 검거했다고 보고, 하반기에는 소지자 검거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연말까지 수사본부를 운영해 끝까지 뿌리를 뽑아보자는 생각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3월25일 출범 후 이날까지 100일간 1112건에서 1414명을 검거해 145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 중 384건에서 666명을 기소 송치 등 종결하고, 728건에서 748명을 수사하고 있다. 
 
사건 유형별로는 피해자 협박·강요를 통해 조직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사례는 'n번방', '박사방', 'Project N방' 등 3건이며, 이미 제작된 성 착취물을 조직적으로 재유포한 사례는 '고담방' 등 15건으로 집계됐다. 
 
'n번방'은 운영자 1명, 제작자 6명, 유포자 8명, 소지자 159명 등 총 174명으로 검거자가 가장 많았다. '박사방'은 운영자 4명, 제작자 1명, 유포자 2명, 소지자 15명 등 총 93명이 검거됐다. 'Project N방'은 운영자만 5명이 검거됐고, 조기에 검거돼 유포 또는 소지자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거된 피의자를 연령별로 보면 10대가 442명, 20대가 591명 등 1033명으로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10대·20대 피의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한 것은 정보통신 기술에 대한 접근성과 이해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경찰은 유료 구매자를 중심으로 수사해 성 착취물 소지 혐의자 840명을 특정했고, 이 중 626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과 국외 IT기업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유·무료회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경찰은 여경으로 피해자 조사관을 사전 지정해 신고 접수부터 사후 연계까지 전 과정에 걸쳐 보호·지원하도록 하는 등 피해자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확인된 피해자 714명 중 660명을 특정하고, 총 651명을 대상으로 신변 보호·심리상담 지원 등을 조처했다. 피해자는 SNS를 이용하는 여성을 범행 표적으로 삼는 범죄의 특성상 10대·20대 피해자가 87%를 차지했다.
 
이번 디지털 성범죄 수사와 관련해 강원지방경찰청 신상공개위원회는 지난 1일 피의자 1명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해당 피의자의 이름과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고, 오는 3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전까지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대화명 '박사' 조주빈, '부따' 강훈, '이기야' 이원호, 문형욱, 안승진 등 5명의 신상이 공개됐다. 
 
'n번방' 최초 개설자인 문형국과 함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피해자를 협박·성폭행해 구속된 안승진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북 안동경찰서에서 대구지검 안동지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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