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해운업이 벌크선, 탱커, 컨테이너선 등 선종을 불문하고 모두 침체에 빠졌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물동량과 운임이 추락하고 있어 선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운업계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선종별로 보면 벌크선 시장이 가장 심각하다. 철광석과 석탄 등을 운송하는 벌크선의 운임을 나타내는 BDI(벌크선운임지수)는 8일 전주대비 13.5% 하락한 555로 내려앉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13일에는 역사적 저점 398을 기록했다. BDI는 전 세계 경기 동향, 원재료 수요, 화물량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올해 내내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BDI는 올해 들어 한차례도 1000을 넘긴적이 없다. 작년 평균 1355와 비교하면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그래픽/최원식 디자이너
탱커 시장도 마찬가지다. 1분기 저유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운임은 선유국들이 감산에 돌입하면서 급락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지수(WS)는 27.% 하락한 58.1을 기록했다. 감산하자마자 탱커 시장이 즉각 반응하는 모습이다.
LNG선 운임은 반토막났다. 2일 기준 LNG선 스팟운임은 3월 말 대비 50% 감소했다. 아시아-북미항로 일일 스팟운임이 2만2000달러 수준이다.
다행히 컨테이너선 운임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흐름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855.07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2.8 증가했다.
유일하게 컨테이너 시장만 선전하는 것이 아니다. 선사들이 운임하락을 막기 위해 선박을 블랜크세일링(임시결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물동량이 줄자 공급 조절에 나섰다. 해양수산개발원은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선 물동량이 전년 대비 12%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당장은 방어하고 있다고 해도 물동량 감소가 지속될 경우 더이상 운임하락은 막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뉴스토마토
업계는 시황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결국 수요가 정상적으로 회복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정확한 회복 시점을 전망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벌크선사 관계자는 "선사들은 BDI가 적어도 1000이 넘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근데 지금은 그나마 원가를 내면 다행인 수준"이라며 "회복하기 쉬운 상황이 아니다. 성수기인 가을은 돼야 회복 가능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컨테이너선사 관계자도 "운임 방어를 위해선 공급을 줄여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블랜크 세일링이다"라며 "코로나로 물동량이 많이 줄어서 고통받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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