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4월의 주식시장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뚜렷하게 줄었고 우리 증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미국에서도 정점은 지난 모양이다. 덕분에 투자자들의 표정도 다시 밝아졌다.
특히 배당주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요즘 증권사에서 발송하는 배당금 우편물 받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지난해 사업을 결산한 12월 결산법인들이 주총 결과에 따라 결정된 배당금을 4월 중에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번 배당 수준은 예년과 비슷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법인 중 외국기업과 부동산펀드, 선박투자회사 등을 제외한 761사 중 528사가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이 급등해 무려 41.25%를 기록한 점이 돋보이는데 사실 이는 삼성전자라는 공룡으로 인해 생긴 착시효과다.
이번에 지급한 코스피 전체 기업들의 배당금 총액 20조6903억원 중 삼성전자의 배당금만 9조6192억원, 거의 절반에 달한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2018년 43조8909억원에서 2019년 21조5051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순이익은 반토막 났는데 1주당 배당금은 2018년처럼 맞춰주다 보니 배당성향이 뛰었고,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에 전체 평균도 함께 급등한 것이다. 기업들의 배당 인심이 갑자기 후해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나마 5년 연속으로 배당한 기업이 406사에 달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배당수익률도 2.30%로 더 올랐다. 기업이든 투자자든, 배당에 대한 인식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다.
배당 덕분에 소액이라도 예수금이 늘어났을 텐데, 이 돈은 어떻게 써야 가장 효과적일까? 정답은 해당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22일 ‘총수익지수’에 관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총수익지수(TR, Total Return)란 주가가 올라서 발생한 수익에 배당수익을 더한 개념이다. 거래소는 기존의 섹터지수에 이 TR을 적용한 새로운 11개 섹터지수를 다음주 27일부터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현재 ‘KOSPI2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지수상품들이 여럿 운용 중이다. 이런 ETF를 매수하면 4월 말을 기준해 5월 초에 분배금이 지급된다.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들도 4월 중에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ETF들도 편입 비중만큼 받은 배당금을 모아서 ETF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대신 지급일에 맞춰 펀드기준가를 그만큼 내리는 분배락이 진행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이렇게 소액의 분배금을 나눠주는 것보다 재투자할 때 복리효과가 커진다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것이 ‘TR’ ETF다.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반복적으로 배당금에 배당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누적수익률은 2011년 대비 2019년말 누적수익률 <자료: 한국거래소>
실제로 거래소가 코스피200정보기술 TR 성과를 추적 비교한 결과, 2011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분배금을 나눠주는 일반 지수(PR)에 비해 16.26%포인트 초과수익률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TR은 분배금에 붙는 세금 없이 바로 재투자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배당소득세 납입을 미루는 이연효과도 발생한다.
이런 효과를 잘 알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미 보유 중인 ETF 종목들을 TR 상품으로 갈아탔다. 이는 지난 13일 기사 ‘외국인, 한국주식 팔 때 셋 중 하나 샀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던 기간에 순매수한 종목들 중 1~4위가 ETF였는데 모두 ‘TR’ 상품이었다.
배당금 재투자의 효과를 지수상품에서 확인했다면 개별종목에서도 똑같이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배당주의 특성상 12월 배당락 이후부터 1월의 주가가 가장 낮기 때문에 배당금을 받는 4월이면 이미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왔을 것이다. 또 TR ETF와 달리 이미 세금을 제한 배당금이어서 재투자 금액도 더 적을 것이다. 그럼에도 재투자하는 것이 효과는 더 높다. 이미 배당금 재투자를 실행 중인 투자자들도 많다.
만약 여윳돈이 있다면 주가가 저렴한 1월에 예상 배당금만큼 먼저 매수한 뒤 나중에 배당금을 받아 원래 쓰려던 곳에 채울 경우 효과를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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