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지방 주요 지역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서울과 같은 부동산 열기를 보였던 대구와 광주는 이미 집값이 떨어지고 있고 오름세를 유지하는 대전도 상승폭이 둔화됐다. 외부 투자가 몰리며 집값이 올랐던 부산 역시 내리막길에 있다. 이들 지역에서 청약 열기는 아직 뜨겁지만,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 청약 수요도 움츠러드는 등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 하락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대광(대구·대전·광주)’ 지역과 부산 등 주요 지방의 부동산 시장 열기가 식고 있다. 대구 아파트는 지난달 1주차(3월2일 기준)부터 주간매매가격지수가 전 주 대비 하락전환해 이달 2주차(4월13일 기준)까지 지속 떨어지고 있다. 광주도 지난달 5주차(3월30일 기준)부터 아파트 가격이 3주 연속 내려가는 상황이다.
대대광 지역 중에선 대전만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상승폭은 둔화됐다. 대구가 하락전환한 지난달 1주차에 대전은 전 주 대비 0.41% 올랐으나 이달 2주차에는 0.12% 상승에 그쳤다.
지난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며 외지인 투자가 몰렸던 부산도 부동산 시장이 차갑게 식고 있다. 부산 아파트의 주간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2주차(3월9일 기준)부터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해 쭉 하락하고 있다. 이달 2주차에도 전 주 대비 0.03% 떨어졌다. 지난해만 해도 지방의 부동산 강자로 꼽힌 지역 다수가 고전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가 부동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경기가 가라앉고 있다는 불안감과 더불어 국제 경제 역시 침체 전망이 짙어지면서 지방의 부동산 시장도 하락세를 탄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대광과 부산 등 인기를 끌었던 지방은 여전히 비규제 지역인데도 집값이 빠지고 있다”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둔화로 매매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매매 시장은 얼어붙고 있지만 청약 열기는 아직 뜨겁다. 이달 대구에서 분양한 ‘뉴센트럴 두산위브더제니스’와 ‘힐스테이트 도원 센트럴’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각각 14.7대 1, 27.9대 1이었다. 지난달 부산에서 공급된 ‘포레나 부산 덕천’도 88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고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는 226대 1까지 치솟았다.
분양가 통제에 따른 로또 청약 기대감과 새 아파트 선호 현상으로 청약 인기는 여전하지만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 청약 시장도 안전하지 않다. 집값 하락 우려에 청약 수요도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은 수요층이 탄탄하지 않아 청약 열기가 수도권보다 빠르게 식을 수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국내외 경제 전망이 밝지 않고 총선 이후 정부의 부동산 규제도 더 힘이 실릴 것”이라며 “집값의 전국적 하락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집값이 계속 떨어지면 청약 인기도 시드는 등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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