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아마존이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종합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모두 1%가 넘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아마존닷컴 주식은 1.07% 오른 2307.68달러로 거래를 마감, 하루 전 기록했던 2283.32달러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했던 글로벌 증시의 동반 반등은 일단 멈춰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도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은 비대면 거래, 언택트(Untact) 시대의 대표 수혜주로 평가받으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14일 발행한 ‘언택트 시대 달라질 투자전략’ 리포트를 통해 아마존닷컴을 비대면 대표 수혜주로 평가하며 투자매력도 ‘높음’을 유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그 근거로 △더욱 높아진 배송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미국 온라인 리테일 시장점유율 40% 상회, △올해 시장컨센서스(19%)를 넘어선 20%대 매출 성장 지속 △올해까지 배송시스템 투자는 계속되겠지만 2분기부터 기저효과로 비용 증가 크게 둔화하며 이익이 증가하기 시작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이유를 제시했다.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전망. <자료: 가트너, 골드만삭스, 하나금융투자>
넷플릭스 또한 전 세계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영향으로 유료 가입자 순증을 기대하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강력한 경쟁업체 디즈니의 경우 테마파크와 영화산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어 수혜와 피해를 동시에 입기 때문에 순수하게 OTT에만 노출된 넷플릭스와는 처지가 다르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넷플릭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투자자들로서는 이들의 주가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올라 매수하기가 꺼려진다는 것이 문제다. 이번 폭락기가 매수 기회였던 것은 분명하지만 제자리로 돌아온 지금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다.
하나금융투자는 아마존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올해 예상 순이익 대비 71.7배로 추정했지만, 현재 주가 2307달러를 주당 순이익(EPS) 전망치 28.5달러에 대입해 다시 계산하면 현재 PER은 80배가 넘는 수준이다.
물론 내년 EPS 예상치 39.4달러를 기준하면 PER은 58.5배로 뚝 떨어진다. 만약 이런 높은 이익증가율이 한 해만 더 지속돼도 지금 주가를 기준해도 PER은 크게 하락하게 된다. 성장기울기가 가파르면, 다시 말해 이익증가율이 높으면 지금의 고PER는 몇 년 안에 해소될 수 있다.
이익이 크게 증가한다고 해서 고PER주가 저PER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때 가서도 높은 성장률이 이어지면 고PER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주가가 성장률에 맞춰 계속 오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성장주 투자의 매력이다.
하지만 이 모두는 이익이 계속해서 가파르게 성장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익성장률이 기대치를 조금만 밑돌아도 부담스럽게 비싼 주가가 부각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아마존 등의 주식을 직접 매수하기가 부담된다면 대안이 있다. 대표주가 아니라도 상대적으로 덜 오른 섹터 내 다른 종목에 투자하면 된다. 국내 투자자들로서는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 알기 어렵겠지만, 상장지수펀드(ETF)라면 알아서 대표 종목들로 구성했을 테니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을 클라우드 섹터로 분류한다면 클라우드 ETF 상품인 SKYY와 CLOU 두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특정 섹터에 투자하는 ETF라면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이 겹치는 게 일반적인데 이 둘은 그렇지가 않다는 점이다.
<자료: 블룸버그>
2011년 7월에 먼저 상장한 SKYY(First Trust Cloud Computing ETF)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종목들을 두루 편입하고 있는 ETF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 등이 편입비중 상위에 올라 있다.
2019년생 CLOU(Global X Cloud Computing ETF)는 조금 더 특별하다. SKYY가 투자하는 대기업들이 편입비중 상위에 없다. SKYY가 열 번째로 많이 들고 있는 캐나다의 클라우드업체 쇼피파이(SHOP)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정도의 공통점이 있다. 또한 클라우드 시스템 업체가 아닌 넷플릭스를 갖고 있다거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리츠(REITs)인 디지털리얼티(DLR)에 많이 투자하는 점도 눈에 띈다. 투자 범위가 더 넓고 투자 대상도 중소기업으로 퍼져 있는 것이다.
<출처: 블룸버그>
최근의 성과는 CLOU 쪽이 조금 더 앞선다. 연초 이후 수익률을 보면, 다우지수는 여전히 17.64% 하락한 상태지만 SKYY는 하락률이 2.98%에 그치고 CLOU는 2.62% 상승해 있다. CLOU는 최근 주가가 급등한 아마존이 상위권에 없는데도 이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편입종목 구성에 대한 신뢰도는 높다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시스템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뛰어난 국내 기업이 있으면 좋겠지만 콘텐츠 관련기업을 제외하면 아직은 마땅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당분간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 좋겠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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