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의 결과로 국회 지형도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자산시장의 향방을 결정지을 각종 정책들도 정해지기 때문에 선거는 매우 중요한 재테크 이벤트이기도 하다.
각 당이 내건 공약과 해당 지역 후보들의 주장이 개인의 재테크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유권자들의 일반적인 인식은 보수는 ‘경제’, 진보는 ‘복지’로 나뉘어 있는 듯하다. 실제로 보수정당 집권기에는 법인세 인하, 기업용 전기요금 인하, 대규모 토목공사, 고환율 정책 등 대기업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폈고, 진보정당 집권기엔 최저임금 인상, 친환경 정책, 각종 휴가일수 증가 등으로 기업 부담이 커졌다.
이런 인식에 기초하면 보수정당이 집권했을 때 국내 증시가 좋았어야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국회의원 선거 결과 집권당 및 의석 비중
위 그림은 코스피 차트에 역대 총선과 대선 결과를 표시한 것이다. 이것만 보면 보수정당이 국회를 장악했을 때 주가가 하락했고 진보성향 정당이 집권한 후엔 주가가 오른 것처럼 보인다.
당연히 이것만으로 보수당과 진보당을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누가 집권했느냐보다는 그 시기의 글로벌 경제에 더욱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는 IMF 외환위기라는 큰 짐을 떠안고 출범했으나 국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주가도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노무현 대통령 집권기엔 전 세계 자산시장에 훈풍이 불며 국내 증시도 사상최초로 2000선을 돌파했다. 이명박 정부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그로 인한 주가 급락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과정이었으나, 바통을 이어받은 박근혜 정부 하에서는 내내 ‘박스피’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시기 미국 증시가 꾸준히 오른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최순실 사태로 등판한 문재인 정부는 코스피를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았으나 이번엔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가 증시를 삼켰다.
파란선 코스피(우), 붉은선 다우지수(좌). 자료/한국은행
이렇게 보면 우리 증시는 내외부에서 닥친 위기 때문에 무너지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르는 상황이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우연인지 위기 극복 국면에 진보성향 정당이 집권한 적이 더 많았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결국 한국 증시는 커다란 방향성은 글로벌 경제상황을 따라가지만 디테일에서는 누가 집권하고 어떤 정책을 추진하느냐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상징기업 주주총회에서 무엇을 의결하느냐가 기업의 미래와 주식투자 수익률에 지대한 영향을 끼는 것처럼, 선거 역시 재테크에 영향을 미친다. 한 표 행사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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