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른바 '텔레그램 성착취범'들을 수사 중인 검찰이 주범 조주빈을 오는 13일 기소하기로 결정하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TF는 조주빈과 공범 일부를 조주빈의 구속만료일인 오는 13일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우선은 성범죄 등 구속 기간 내 수사한 내용을 기소한 후 범죄단체조직죄 등 그 외 혐의에 대해서는 추가로 기소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부터 조주빈과 재판 중인 공범 한모씨와 천모씨를 불러 조사 중이다.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송치된 이후 이날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주빈 등을 상대로 텔레그램 그룹방·채널방별 운영 내용, 관여한 사람들의 역할 등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다.
한씨는 조주빈과 공모해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으며, 지난 3일에도 조사를 받았다. 경남 거제시 공무원 천씨는 성 착취 영상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조씨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씨는 4일에도 조사를 받았고, 5일에는 조주빈과의 대질조사도 받았다.
조주빈의 또 다른 공범인 대화명 '부따' 강모(18)군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영장심사를 받고 있다.
강군은 '박사방' 참여자들을 모집해 관리하고, 이 과정에서 모인 범죄수익금을 조주빈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 7일 강군에 대해 청소년성보호법(음란물제작배포등)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같은 날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오전 9시55분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강군은 "조주빈에게 어떤 지시 받았나", "범행에 어떻게 가담하게 됐나", "조주빈의 범죄수익은 얼마인가" 등을 묻는 취재진에 아무런 대답 없이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강군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사방'을 포함해 텔레그램 등 SNS를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를 수사 중인 경찰은 이날까지 총 221명을 검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기준 총 274건 221명을 검거해 3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274건 중 34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현재 성 착취물 제작·유포 10건, 재유포 144건을 포함해 240건을 수사하고 있다.
성 착취물 제작·유포 사건 중 서울청은 '박사방'을 운영한 대화명 '박사' 조주빈을, 경북청은 'n번방'을 운영한 '갓갓', 강원청은 '프로젝트 N방'을 운영한 '로리대장태범' 배모씨를 수사한다. 이들을 포함해 성 착취물 제작·유포 사건의 운영자는 9명, 유포자는 14명, 소지자는 94명 등 총 117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기북부청은 한 시민단체로부터 아동 성 착취물 등을 유포하는 디스코드 채널 114개를 제보받아 수사하고 있다. 그동안 채널 운영자 3명, 판매자 7명 등 총 10명을 검거해 채널 운영자 1명을 구속했다. 또 디스코드 채널 5개를 폐쇄하고, 아동 성 착취물 등 약 1만5600개(225GB)를 압수했다.
부산청은 또 다른 시민단체로부터 SNS를 통한 아동 성 착취물 등을 유포한 정황을 제보받아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동 성 착취물 총 2608건을 20여명에게 판매한 피의자를 검거해 구속했으며, 구매자 20여명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단체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광범위한 국제 공조를 진행하는 등 플랫폼을 옮겨가며 이뤄지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엄정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램 등에서 미성년 등을 성 착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주빈의 공범 '부따' 강모군이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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