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 전망이 유력하다. 국내 경제가 침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축되는 매매수요가 전세로 눌러앉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연기 등도 전세가격을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 기준금리 인하와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 으로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고 임대료를 올리는 집주인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세입자는 생계 불안에 주거비 부담까지 더해질 것이란 우려다.
18일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전세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국내외 경제가 둔화하면 전세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서울의 전세가격은 한동안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건 아파트 매매가격의 하락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이 우세하고 세계 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경기도 어려움이 커졌다. 아파트 매매가격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매매수요가 위축되고 대신 전세에 눌러앉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청약 대기 수요자와 더불어 대출 규제로 매매에 나서지 못하는 수요가 이미 많아 전세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상황에 전세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 유예 연장도 전세가격을 올릴 수 있는 요소다. 규제 적용을 미루지 않으면 일정이 촉박한 정비사업장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지 못해 사업 자체를 무기한 연장할 수 있다. 반면 규제 적용 유예 기간이 늘어나면 기간 내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 사업장이 늘어 이주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권 교수는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연장으로 이주 수요가 생기면 전세가격이 오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월세나 반전세 전환에 나서는 집주인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임차 수요가 많다는 판단에 매달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물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최근 0.75%까지 떨어진 기준금리도 월세 전환을 부추길 수 있다.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은행에 넣어도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줄어 전세를 유지할 이유가 약해진 것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월세와 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안 역시 월세나 반전세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 집주인의 세부담이 늘면 이를 임차인에게 전가하기 위해 월세 매물로 돌리고 임대료도 올릴 것이란 관측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공시가격 인상으로 집주인의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흐름 속에서 집주인은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면서 임대료를 높여 세부담을 해소하고, 세입자는 주거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반전세 매물 광고가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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