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 침체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비교해 최대 5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시장 내 중국 비중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9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국제조업의 글로벌 위상 변화'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경제의 국내총생산(GDP)와 교역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3년 사스 발병 당시보다 크게 확대됐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제조업 제품의 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이 수출하는 주요 제조업 수출액 중 중국의 수출액 비중은 사스 당시 대비 2018년 3배 이상 커졌다. 산업 전후방 연관효과가 높은 자동차 생산 부문에서 중국 생산량은 2003년 7.3% 수준에서 2018년 29.2%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제품의 경우, 중국산 수출액은 2003년 2.6%에서 2018년 13.3%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세계 GDP 대비 중국 비중 역시 2003년 4.3%에서 2019년 16.3%로 증가했다. 2003~2018년 사이 민간소비 및 고정투자 부문에서도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1%에서 10.8%로, 7.4%에서 11.8%로 확대됐다. 중국이 경제 규모가 확대되고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는 등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상품교역은 2003년 5%대에서 2018년 10%대 초반으로 늘었다.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와 제조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과거 대비 크게 높아지면서 이번 감염증의 중국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 위축 정도는 사스 당시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가 국내로 이어져 내수 침체 조짐이 나타날 경우,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동원해 경기 회복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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