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이 미래 중장기 전략인 ‘플랜 S’를 발표하면서 2025년 영업이익률 6% 목표를 내걸었다. 중국, 인도 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과 선제적인 전기차(EV) 사업 전환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 사장은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플랜 S를 제시했다. 플랜 S는 중국 시장 회복, 인도 시장 확대, 전기차 및 모빌리티 솔루션으로의 전환 등 3가지가 큰 줄기다. 'S'는 'Shift(전환)'의 약자로, 새로운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의미를 담았다. 이날 박 시장은 “2025년까지 영업이익률 6%, 자기자본이익률 10.6%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3.4%에 불과한 영업이익률을 2022년 5%, 2025년 6%로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우선 부진의 늪에 빠진 중국 시장 회복을 추진한다. 기아차는 중국에서 지난 2015년 61만6096대, 2016년 65만6대 등 60만대를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영향으로 2017년 36만6대로 하락했고 2018년에도 37만1263대에 머물렀다. 지난해는 사드 여파에서 벗어났지만 중국 현지 업체들에 경쟁력에서 밀려 11월까지 26만4616대에 그치면서 연간 실적은 30만대에 미달할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기아차는 중국 시장 정상화 방안으로 △선순환 체계 구축 △수익성 위주 판매 △라인업 효율화 △딜러 수익성 제고를 통한 딜러망 강화 등을 제시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혁신이 생산, 판매 증가로 선순환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면서 “차종도 7~8개까지 줄이는 등 수익성 위주의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이 14일 열린 인베스터 데이에서 2025년 영업이익률 6%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사진/기아차
또한 인도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기아차는 지난해 7월부터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 지역에 공장을 가동했다. 특히 인도 시장을 겨냥해 출시된 소형 SUV ‘셀토스’는 5만대가 넘는 판매 돌풍을 일으키면서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기아차는 현재 1개 차종에 불과한 라인업을 RV 중심으로 2022년까지 4개로 늘리고 공장 가동 규모도 30만대 수준으로 확대한다.
신흥 시장에서도 판매볼륨 확대를 통해 수익성 향상을 모색한다. 라인업 효율화, 개발비 절감, 사양 최적화 등을 토대로 신흥 시장의 내연기관 차량 판매 물량을 중국 제외 기준 현재 77만대 수준에서 2025년 105만대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아태 지역, 중동, 러시아, 중남미 등 신흥 시장 중심의 반제품 조립(CKD) 사업도 현재 8만대에서 2023년 30만대 체제로 늘린다.
또 승용차보다는 판매 마진이 높은 SUV에 중점을 두면서 수익성을 강화한다. 기아차는 올해 ‘쏘렌토’, ‘카니발’ , ‘스포티지’ 등 SUV 중심으로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제외 기준 지난해 SUV 판매 비중은 50%이지만 2022년까지 60%로 높일 계획이다.
특히 기아차는 전기차 전략을 통해서도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현재는 전기차 수익성이 손익분기점(BEP) 수준에 불과하지만 2025년 이후에는 내연기관차량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전동화 관련 신기술을 개발하고 내연기관과의 공용화율을 높여 재료비를 절감해 나갈 것”이라면서 “신기술 개발, 신사양 운영 등 전기차 아키텍처 개발 체계를 도입해 원가 구조 혁신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이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중장기 미래 전략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기아차
기아차는 오는 2025년까지 총 11종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한다. 기아차의 전기차 모델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되며, 승용과 SUV의 경계를 허무는 크로스오버 디자인, 미래지행적 사용자 경험, 500km 이상의 1회 충전 주행거리, 20분 이내 초고속 충전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기차 기술력이 집약된다.
전기차 라인업은 고성능 전용 전기차와 보급형 파생 전기차를 동시에 운영해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목표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전략은 환경 규제, 보조금 규모, 인프라 등 지역별 편차가 존재하는 만큼 시장별로 맞춤 대응한다. 국내를 비롯한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은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까지 높인다. 반면, 신흥 시장은 전기차 보급 속도를 감안해 선별적인 전기차 투입을 검토하고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 확대에 중점을 두면서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의도다.
박 사장은 “신차 출시가 골든 사이클에 진입했고 친디아 시장의 수익성 개선과 CKD 물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전동화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와 고정비 축소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면 중장기 재무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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