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부분파업에 돌입하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노조가 기본급 인상은 물론 잔업 복원을 통한 실질임금 보전을 요구하면서 노사갈등이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부터 15일까지 4시간, 16~17일에는 6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노조는 부분파업 기간 동안 안전사고 외 모든 협의를 중단하고 신차 특근도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사측도 이날 생산중단을 공시했다. 사측 관계자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종료 시까지 추가 파업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노사는 지난달 10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주요 내용은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 및 격려금 150%+32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포함) 등이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6% 반대로 부결됐다.
기아차 노조가 13일부터 17일까지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기아차 소하리 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노사는 올 초에도 교섭을 두 차례 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교섭을 마무리하기 원한다면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노조는 결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기아차를 발전시켜 온 것은 정몽구 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아니라 각 부문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온 3만명의 조합원”이라고 말했다.
노사 간 협상이 교착되고 있는 원인으로는 노조가 잔업 복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주 52시간 제도 정착 및 재고 증가로 인한 생산량 조정 등을 이유로 지난 2017년 9월 말부터 잔업을 중단했다. 노조는 최근 교섭에서 “사측의 일방적인 잔업 중단 조치로 조합원들의 실질임금이 하락했다”면서 “회사는 잔업을 복원해 임금을 보전하거나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아차 노조가 지난달 소하리공장에서 집회를 가진 모습. 사진/기아차 노조
다만 노조가 현실을 도외시하고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기아차는 지난해 내수 52만205대, 해외 225만488대로 전년 대비 각각 2.2%, 1.3%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신형 ‘K5’ 및 ‘셀토스’, ‘K7’, ‘모하비’ 등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회복을 모색하고 있지만 노조의 부분파업이 지속된다면 실적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교 교수는 “현재 자동차 업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노조가 임금을 더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흐름을 읽고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는 것이 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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