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최홍 기자] 이정환 한국주택금용공사(주금공) 사장의 총선 도전을 두고 도덕성 시비가 커지고 있다. 역대 주금공 사장 중에서만 벌써 3번째 출마자다.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고 금융지원을 고민해야 할 금융공기업 사장이 총선용 발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25일 국회 등에 따르면 고도의 전문성과 윤리성, 책임성을 갖춰야 할 금융공기업 수장 중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이는 이정환 주금공 사장이 유일하다. 앞서 2대 사장을 역임한 유재한 전 주금공 사장은 2008년 총선에서 대구 달서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유 전 사장은 2008년 3월 취임 1년 만에 총선 출마를 위해 공식 사퇴했다. 3대 사장이던 임주재 전 사장도 2011년 7월 중도 사퇴하고, 2012년 총선에서 대구 서구지역에 출마를 준비하다 도중에 포기한 이력이 있다.
7대 사장인 이정환 현 사장도 2020년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 제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정책자문을 맡았던 이 사장은 지난해 1월 주금공 기관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19, 20대 총선 모두 부산 남구갑으로 출마했지만 현역인 김정훈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연달아 패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때문에 이 사장은 기관장 임명 당시부터 총선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현재 부산 남구의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동윤 주금공 상임감사도 내년 총선에서 부산 해운대갑 민주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 상임감사는 이 지역에서 두 차례 시의원을 지낸 바 있다. 이정환 사장과 이동윤 상임감사 모두 낙하산 인사다. 앞서 2014년 총선에는 박병우 주금공 비상임이사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특히 이 사장의 경우 주금공 사장 임명 당시부터 전문성과 역량이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기 때문에 그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곱지 않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낙하산 등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든 일단 공공기관장, 지방자치단체장 등 자리를 맡았으면 본인의 책무를 다 하는 것이 맞다"며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공적기능을 담당해야 할 공공기관 등이 본인의 경력을 쌓기 위한 용도, 즉 '경력쌓기용'으로 전락해 버렸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공공기관일수록 그 분야에서 오래 종사하며 조직의 생리를 잘 아는,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내부승진을 통해 기관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결국 공공기관이 전직 정치인의 재취업 창구로 전락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둔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사진)이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박진아·최홍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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