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글로벌 조선업계에 '대형화 바람'이 불면서 더욱 치열해진 수주전이 예고되고 있다. 불황이 지속되자 업체들이 앞다퉈 대형화를 통한 원가절감에 나서면서 가격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조선그룹 중국선박중공업집단공사(CSIC),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가 합병해 중국선박그룹유한공사(CSSC)가 출범했다. 영문명은 기존 그대로 가져간다. 합병사 CSSC는 총 147개의 연구소, 상장사 등을 확보했으며 자산총액은 7900억위안(132조원), 근로자만 31만명에 달한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개최된 창립총회에 참석한 Hao Peng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 주임은 합병 배경에 대해 "우리의 국방과학기술의 발전과 국유기업 개혁 심화, 국가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가피했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조선업계에 대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26일 개최된 중국선박그룹유한공사 창립총회 모습. 사진/중국선박그룹유한공사 홈페이지.
국내도 대형 조선사간 합병이 추진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6개국에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기존의 빅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체제를 빅2 체제로 재편해야 글로벌 경쟁력이 확보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일본도 자국 조선사간 협력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일본 JMU와 이마바리(Imabari)는 자본, 업무 제휴에 합의하고 합작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JMU는 주로 대형 컨테이너선, 탱커, 이마바리는 중형 벌크선을 주력으로 건조한다. 건조 선종을 늘리려는 모습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체에 공동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처럼 각국 조선업계가 펼치는 합종연횡은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올 10월까지 전 세계 누계 발주량은 176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38% 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사간 공동 영업, 공동 설계, 기자재 공동 구매 등에 따른 원가 절감은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조선사는 자연스레 수주 경쟁에서 앞설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조선업계에 대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3월 최대현(왼쪽부터) KDB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이동걸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현대중공업 가삼현 대표이사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본계약 체결후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박 수주전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중국은 한국보다 5~10% 낮은 선가로, 일본은 비슷한 수준에서 수주 경쟁을 펼친다. 원가절감으로 신조선가를 더욱 낮추게 되면 가격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가격경쟁은 이미 극한의 힘든 상황이다. 한국과 중국이 살아남기 위해 합병을 하고 있는데 일본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향후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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